[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대학 입학시즌을 앞두고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고3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취업지원센터로 전화를 걸어 지원학과의 위상과 취업률을 물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입학 시즌을 앞두고 대학들은 입학설명회를 통해 취업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2012학년도 대학입시의 새로운 키워드로 '취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흐름에 실용교육을 내세우며 가장 앞서나가는 대학은 중앙대다. 최근 100명이 넘는 기업체 채용담당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었다. 여대로서는 숙명여대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군단(ROTC)을 유치한 성신여대 역시 장교 생활을 경험한 졸업생들이 기업체 채용에서도 인정받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확실한 취업을 미끼로 신입생 모집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중앙대학교(총장 안국신)는 지난 20일 새로 준공한 약학대학 및 R&D센터 11층 University Club에서 '2011 중앙 커리어 포럼'을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삼성, 현대, LG, SK,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은 물론 제약사와 공기업 채용 관련 실무자 12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대 측에서는 안국신 총장, 박용성 이사장, 서헌제 인문사회부총장을 비롯해 30명의 교수진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에게 학교의 변화를 소개하는 한편 이들과 교수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박상규 중앙대 기획처장은 이날 중앙대의 학문단위 개편, 책임형 부총장제도 도입 등을 직접 소개하고 "중앙대 출신을 모두가 탐내는 국가대표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앙대 미래인재계발센터 관계자는 이날 참석한 인사 담당자들이 영어 점수보다는 실용적인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주고 단순한 스펙보다는 태도나 인성을 보다 충실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행사에 앞서 중앙대는 3일에 걸쳐 60곳 이상의 기업체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하반기의 채용일정을 직접 확인하고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이 잘 교육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용성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 이후로 이번 행사 일정을 조정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졸업생이라는 '상품'에 대해 애프터서비스(AS)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박 이사장은 올해 "평창올림픽 프레젠테이션보다 지금 이 자리가 더 떨린다"며 "학생들을 사회가 원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중앙대의 경우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평소 ▲취업역량개발(4학년), 성공 중소기업 CEO특강(2~4학년 재학생) 등의 취업교과목 제도 ▲정규학점 인정 국내ㆍ외 인턴십 ▲상근 컨설턴트를 활용한 자기소개서 클리닉 ▲인ㆍ적성 및 직무적성검사 모의시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대의 경우 학군단 설치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졸업후 취업은 물론 여성리더로 키워내는 데 학군단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숙명여대에 이어 25일에는 성신여대가 여자대학 학군단(ROTC) 설치 대학으로 새로 선정됐다.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등과 경합을 거쳐 심사를 통과한 성신여대는 후보생 가운데 희망자 전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장학금과 해외연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여대들이 학군단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취업에서 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군 장교 진출을 희망하는 여학생이 증가한 데다 이를 통해 대학의 입시점수와 취업률 상승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장교 출신이 리더십과 책임감이 강하다고 판단하고 ROTC 출신을 따로 채용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13년 만에 ROTC 별도 채용을 부활시켰다. 학점이나 영어 점수 등 이른바 '스펙' 좋은 신입사원들에 비해 리더십이나 애사심 등이 더 낫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계열사들의 선호 경향을 반영해 앞으로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더 확대할 방침이며 지난 3월 롯데그룹은 여성 전역장교 12명을 특별채용했다. CJ도 매년 20∼30%씩 ROTC 출신 전역장교들의 채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우, GS, SK건설 등 건설업계도 채용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실시된 남녀 학군단 후보생 원서접수 결과 여성 학군단 경쟁률은 평균 7.7 대 1로 남성의 3.2 대 1보다 2배 이상 높아 군 장교 진출에 대한 여학생들의 지대한 관심이 드러나기도 했다.김도형 기자 kuerte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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