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해 미국 농민들의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정부가 그간 지급하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찾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서부 지역의 경작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오르고 농지 가격도 올라 농민들의 형편이 나아지면서 정부가 곡물가격에 연동해 편성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농무부 지역사무소만 확인해도 알 수 있다. 융자부족보조금이나 우유소득손실보조금 등 각종 보조금 지급으로 북적이던 지역사무소는 한산하기만 하다. 미국 농가 작황이 좋고 곡물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농가에 트랙터를 판매하는 슬로안 임플리먼트사의 탐 슬로안 대표는 “트랙터 판매는 올해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1930년대부터 농민들에게 각종 보조금을 지급해왔으나 곡물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지금 가격보전을 위해 주는 보조금 기준을 넘어서면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지경에 이르렀다. WSJ는 정치권이 과거부터 농업 보조금 지급 삭감을 추진해왔지만 해결 못한 보조금 문제를 시장이 간단히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농가에 지급하던 보조금이 곡물 가격 등락에 따라 달라져왔지만 최근 곡물 가격 상승은 예전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곡물 가격의 단순한 상승이 아닌 생산단가가 높아져 상승한 곡물 가격으로 미국 중서부 농가가 다시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곡물가에 연동되지 않는 보조금 지급은 계속 될 예정이지만 곡물가 상승은 보조금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백악관과 의회가 논의하고 있는 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과 재정적자 감축 등 미국 정부가 재정문제로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농업보조금은 올해 연 110억달러(한화 약 11조6000억원)로 줄어들었다. 6년전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워싱턴 정가에서 농가 지원 보조금 삭감에 합의할 경우 50억달러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마크 웰치 텍사스 A&M대학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보조금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의원 기자 2u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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