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나도 가자, 하와이" 내달부터 넉 달 간 부정기편 운항-대한항공 "오지 마라, 하와이" 출혈경쟁 우려 40년 터줏대감 발끈[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와이 노선을 둘러싸고 '으르렁' 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해당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키로 하면서 40여년 간 하와이 정기노선을 운항해온 대한항공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여행사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투입방식을 택했다며 하와이 하늘길을 둘러싼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세기 투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 18일부터 12월 8일까지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전세편을 주 2회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하와이 노선에 비행기를 띄운 것은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275석 규모의 A330 여객기가 투입된다. 앞서 아시아나는 1993년 7월부터 1998년 1월까지 하와이 노선을 운항했다.업계에 논란을 일으킨 것은 전세기 투입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전세편을 투입하며 여행사가 전 좌석을 판매하는 하드블록, 부정기 차터방식을 선택했다. 이 경우 항공사는 개인, 단체에 직접 티켓을 판매할 수 없고, 판매에 대한 모든 책임과 불이익까지 여행사가 짊어진다. 싼 값에 좌석을 처리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야기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대한항공 영업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땅 따먹기' 싸움이 될 수 있다. 시장질서를 흐리는 것”이라며 “항공자유화 협정이 체결돼 노선 개설이 자유로운 지역에 대형항공사가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업계에선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 노선에 280석 규모의 A330-300을 투입, 매일 2편 운항 중이다.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우선 12월까지 전세기 투입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내년 여름시즌까지 전세기 운항을 지속할 계획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 부정기편 운항은 영업방식 중 하나로,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하와이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한 것”이라며 “현재 확정된 것은 12월까지 단 3개월 단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최근 팔라우 노선에 전세기 투입을 고려중인 점을 지적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팔라우는 아시아나항공이 주 4회 166석 규모의 정기편을 운항 중인 섬이다.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하와이 노선 수익성이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아시아나가 전세기 투입 등 하와이 정기노선을 개설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양사 모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겠냐”며 “아시아나가 택한 하드블록 방식은 여행사에 주어지는 판매 부담이 커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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