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논란 남긴 유럽은행 스트레스테스트(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김영식 기자] 유럽 지역 21개국 90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유럽연합(EU)의 제2차 재무건전성 평가(이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8개 은행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세계금융시장에 파급력이 큰 대형은행들이 모두 통과해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지난해 실시된 1차 테스트에서 7개 은행이 불합격한 것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어 너무 느슨한 잣대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 8개 은행 ‘불합격’… 25억 유로 확충해야 = 유럽은행감독청(EBA)이 15일 밝힌 불합격 은행 명단에는 CAM·방코파스토르 등 스페인 은행 5곳, 그리스 은행 ATE와 유로뱅크EFG, 오스트리아 은행 폴크스방켄의 총 8곳이 올랐다. 모두 규모가 작은 소형 은행들이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8개 은행 이외에 16개 은행은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5~6% 분포도를 보여 간신히 기준을 ‘턱걸이’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불합격 은행들은 모두 핵심 자기자본비율(Core Tier 1) 최소 기준 5%를 넘지 못했으며 자본 부족 규모는 8개 은행 모두 25억유로(약 35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들은 3개월 이내에 자기자본 확충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고 내년 4월까지는 계획안대로 이행해야 한다.한편 스웨덴 SEB가 10.5%로 1위를 차지했고 스웨덴 노르데아, 네덜란드 ING, 영국 HSBC,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 등이 9.5~8.5%로 가장 재무건전성이 높은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스페인 최대 은행 BBVA와 방코산탄데르, 이탈리아 최대 은행 인테사상파올로가 자기자본비율 9.2~8.4%로 최상위권에 포함됐다.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로 유럽 은행권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시장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냈다. 15일 뉴욕증시는 다우(0.34%), S&P500(0.56%), 나스닥(0.98%)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고 유로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또 '느슨한 잣대' 논란 = 스트레스 테스트의 기준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 수가 너무 적다”면서 “이번 테스트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은행권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과연 이번 평가가 재무건전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적절한 기준이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처럼 세계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가해진 상황을 가정하고 각 은행들의 위기 대응 수준을 가상 측정하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유럽 경제가 0.5%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주요 주가지수가 15% 하락하며 그리스 국채 10년물에 대한 액면가 25% 상각(Writedown)이 발생하는 등의 상황을 가정했다.당초 금융가에서는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될 은행이 20여개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탈락 은행들이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본이 최소 1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 수는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8개 은행이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본 규모는 예상치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직전인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은행들도 모두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디폴트가 사실상 불가피함을 감안할 때 최대 50%까지 예상되는 그리스 국채 손실률 예상치에 못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가 단행됐을 경우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5~6% 분포도를 보여 간신히 기준을 통과한 16개 은행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BA “투명성 높였다” = EBA는 이번 테스트가 까다롭게 시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평가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결과 발표로 유럽 은행권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올해는 지난해 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테스트에서 은행들은 149건 항목에 대한 데이터 공개를 요구 받았지만 올해는 개별 은행 보유 국채의 만기와 규모 뿐 아니라 자본의 질, 향후 2년간 수익 전망 등을 포함해 모두 3200개 항목에 대한 데이터가 공개됐다.올해 1~4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 600억유로를 조달한 결과 상당수가 불합격 판정을 면할 수 있었으며, 만약 지난해 말까지를 기준으로 테스트를 실시했을 경우 20개 은행이 268억유로의 자본 부족으로 불합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선미 기자 psm82@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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