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 폐지 명분 달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사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무제한 요금제 폐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상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스마트TV의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언젠가 20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로도 커버가 안되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결국 계속 갈 수 없는 만큼 방통위 차원에서 이통사가 편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이통 3사가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나왔다.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된 이후 이통 3사가 지난해 무제한 요금제를 속속 도입한 이후 망 과부하는 이통사들의 고민거리였다.이석채 KT 회장도 "수요를 통제하지 않고 공급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해 데이터 사용 제한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이석채 회장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쓰는 사람도 문제지만 불필요한 트래픽을 유발하도록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국내 및 해외 글로벌 앱 개발자들이 개발 단계에서부터 트래픽을 유발하지 않는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람, 망 부하를 일으키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비용을 내야 한다"고도 했다.반면 SKT는 무제한 데이터 폐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하성민 SKT 사장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했을 당시 상황을 잘 보고 판단해야지 지금 나타난 결과만 갖고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마케팅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당장은 폐지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성민 사장은 앞서 이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최근 주요 현안인 통신 요금 인하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았다고 방통위 측은 전했다.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통신 요금 인하안과 관련해 각 기업이 상황을 봐 알아서 하도록 하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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