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 1년간 13% 가까이 떨어졌지만 국제외환시장 투자자들은 약달러가 거의 저점에 이르렀으며 더 떨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까지 6개분기 동안 달러화 동향을 가장 정확히 예측한 5개 투자기관들은 유럽 재정위기를 이유로 달러가 다시 안전자산으로의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르투갈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정크본드 수준인 ‘Ba2’로 네 단계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를 간신히 넘기자 숨돌릴 사이도 없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까지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재정위기가 다른 유럽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유로화 약세로 안전자산 수요가 달러로 다시 몰리면서 지난 5월4일 유로 대비 1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달러 가치는 다시 5.3% 반등했다. 5개 업체들은 8일 기준으로 유로당 1.43달러인 달러·유로 환율이 연말까지 평균 1.42달러 선을 유지할 것이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0.64엔에서 연말까지 평균 83엔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도 이미 달러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을 접고 숏포지션(매도포지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지난주 자료에 따르면 유로·엔·파운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에 베팅한 건수는 5일 기준 20만3230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11월 이후 가장 규모가 컸던 지난 3월 40만5267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스티븐 갈로 슈나이더포린익스체인지 시장분석책임자는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은 미국보다 유럽이 더 높다”면서 “달러 약세가 유로당 1.50달러선을 넘어갈 여지는 많지 않으며 연말까지 유로당 1.40달러선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크레디아그리콜은행은 달러·유로 환율이 연말까지 유로당 1.30달러선까지 내린다는 가장 ‘강한’ 전망을 내놓았다. 다라그 마허 크레디아그리콜 외환전략책임자는 “연방준비제도(FRB)가 점차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점차 오르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갔던 유동성이 점차 회귀하고 있다는 점이 달러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폴 맥켈 HSBC은행 외환투자전략가는 “달러가 더 내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유로존 위기 확산이 달러의 추가 약화를 저지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는 여전히 세계경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고 있으며 곧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달러 약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의견도 나왔다. 킷 저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외환연구책임자는 “미국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고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의 약달러 추세를 이어가길 원하며 FRB도 제로금리 기조를 더 유지할 것”이라면서 “달러는 연말까지 유로 대비 1.52달러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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