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부회장 “하이닉스, 확신 서면 끝까지 간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위해 인수 추진 중동펀드와 50대50 비율로 투자하이닉스 "시장이 편견 갖고 있다" 지적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이종철 STX 부회장은 “하이닉스 반도체의 미래가치가 확인되면 (본 입찰까지)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이 부회장은 6일 오후 STX 남산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의 90%를 조선·해운 동일 사이클에 의존하는 현재의 사업구조를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30~40%로 줄이고, 50~60%를 다른 쪽으로 가져갔을 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어떤 게 나을지는) 판단하기 나름이라고 봤다”며 인수 추진의 배경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어느 기업이건 간에 이렇게 시장에 큰 반향을 던지고, 투자자를 당혹스럽게 할 수도 있는 결정을 하루 아침에 하는 기업은 없다”며 “우리 역량이 어떻고 시장의 반응이 어떤지를 오래전부터 검토했다”고 전했다.이어 “저희 부담을 줄이고 현재 하이닉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있었다”며 “여기에 올초부터 형성된 여건이 좋아 이번이 기회다라고 생각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이 부회장은 기존 사업부문과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M&A를 할 때 우선시 하는 고려사항이 이 기업이 성장성이 있고, 수익을 낼 수 있으냐를 본다. 시너지는 부차적인 사항이다”라며 “안 어울리는게 맞지만 조선은 제조업이고 해운은 금융업에 가까운 서비스업인데 둘이 더 안 어울린 것도 맞다. 안어울리지만 사이클에 민감하고 이를 대처하는 방법도 같으니 업의 본질을 이해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중동펀드는 오는 8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는 데로 모든 것을 공개하기로 했다.이 부회장은 “오늘 기준으로 보면 대략적으로 인수에 2조4000억원 가량이 드는데, STX가 경영권을 갖는 범위 내에서 중동 펀드와 약 50%씩 투자하고, 현금성 자산 및 처분 가능한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해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중동펀드에 대해 그는 “저희와 이미 3~4년전부터 사업도 같이 하고 있으며, 재계 1~2위 업체만 투자한다. 중동지역 상위 기업들은 다 알고 있을 정도다”라며 “중동펀드가 먼저 제안했는데 본인들이 장기적인 투자만 할 뿐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하이닉스의 기업가치에 대해 이 부회장은 회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하이닉스는 오너가 없는 상태에서도 그동안 과거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6개월까지 줄이고 가격 경쟁력도 상당 부분 개선시켜왔다”며 “확실한 오너십 하에 투자 등이 이뤄지면 현재의 위치를 더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그는 “그런데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에 대해 어느 기업이 맡으려 해도 부정적으로 본다. 하이닉스에 대해선 막연한 편견이 있다”며 “(편견은) 최근 4~5년 사이에 고착화된 고정관념이 됐다”며 시장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경쟁업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SK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도 하고 기대도 하고 있다. 저희들이 알기로는 SK도 공부를 상당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시장의 저항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냉정하게 가겠다. 시장이 화를 내겠지만 적극적으로 설득해 보겠다. 합리적 대안이 있고 보유자산을 매각해 나서는 만큼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측면으로 설득할 것이다. 레버리지를 늘리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인수후 대규모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이닉스가 자체적으로 가능한 에비타 수준에서 투자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것과 그보다 많은 금액이 투자돼야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어느게 맞을 지는 실사 과정에서 우리가 나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실제 금액이 나와서 감당할 수 없다고 보면 안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수준의 의지를 갖고 있다. 가격 불문하고 무조건 가겠다는 건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이 맞으면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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