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권, 지방정부 부채에 '휘청'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때문에 은행들이 위기에 처했다.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과다한 지방정부 대출로 은행들이 결국 중앙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이유로 은행권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발표된 지방정부 차입금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규모라고 지적했다. 크레디 스위스 동 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정부가 결국에는 지방정부의 은행부채를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서 분리하고 자본구성을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중국국가통계국(NGO)은 중국의 지방정부와 지방정부의 6576개 특수투자회사(SIV)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총 10조7000억위안(1조6500억 달러)으로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SIV란 지방정부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설립한 투자회사로, SIV가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은행 대출로 마련하면 SIV의 은행 대출금을 지방정부가 보증한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들의 적자재정이 허용되지 않아 직접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지난해 11월 중국 지방정부 부채를 9조900억위안으로 집계했다. 타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토지매각은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인데, 토지매각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반면 국영은행들은 지방정부의 이자지급 능력 악화를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차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디폴트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테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시와 윈난성 지방정부의 SIV가 부채 상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이는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와 SIV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8800억위안에 이를 것”이라면서 “힘겨운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지방 정부들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은행들과 작업하고 있지만, 은행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지방정부들은 더 많은 담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공식적 방법으로 지급보증을 약속한 채무까지 더하면 SIV의 채무는 약 9조위안에 이를 것"이라면서 "지방정부 SIV 대출금 가운데 4조~6조위안 가량이 미상환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정부가 5조7000억위안의 지방정부 부채를 떠안는 것이 마지막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SIV의 부채를 4조9700억위안으로 집계했으나, 이는 비공식 지급보증 채무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SIV의 부채 40% 이상이 1~2년내 만기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SIV의 채무 가운데 24%는 올해, 17%는 내년이 만기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 중국 은행들이 지방정부에 대출해준 금액이 예상보다 많다며 향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약 10조7000억위안으로 이 중 8조5000억위안이 은행 대출 자금인데, 이를 해결할 확실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 중국 은행권의 신용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자료가 부실할 가능성이 크며,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대출은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채무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으며 부채 비율도 다른 국가에 비해 높지 않다"면서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된다면 2015년까지 부채 비율이 GDP 대비 45% 정도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부채 비율을 현재 GDP 대비 71% 정도로 추정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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