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원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아침독서 시간을 활용해 교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연 평균 독서량 11권. 책을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회에서 정부가 '책 읽는 학교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 수능을 쉽게 출제하고 입학사정관 전형 등을 통해 수험생의 다양한 소양을 측정하려는 입시제도에 발맞추어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독서'라는 것이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4일 오전 서울 목원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 학부모, 교사와 간담회를 열고 '초ㆍ중등학교 독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교과부는 앞으로 정규교과 시간에는 국어 교과 '읽기' 영역에서 실제 독서활동을 강조하고 다른 교과에서도 책 읽기와 연계된 주제탐구 학습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후학교에서도 사제동행 독서토론동아리, 독서문학기행, 독서캠프, 문예창작, 신문활용교육 등의 독서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 이와 더불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교사 독서교육연구회'를 통해 5000명의 교사를 지원하고 매달 '독서교육포럼'을 열어 독서교육에 대한 연수도 강화한다. 이처럼 독서교육이 활성화된 실제 모습은 이날 찾은 목원초교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오전 8시40분부터 이 학교 아이들은 책상 앞에 앉아 15분 동안 책을 읽는다. 매일 돌아오는 아침독서 시간이다. '바스커빌가의 개'라는 추리 소설을 읽은 6학년 5반 한정훈 학생은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기만 하면 돼서 책 읽는 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진다"고 말했다.학생들이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은 아침독서 뿐만이 아니다. 이 학교는 1만권이 넘는 책을 보유한 '마중물 도서실'을 운영하면서 독서 편지 쓰기, 독서 골든벨 대회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함께 연다. 이와 더불어 독서와 연결된 글 쓰기 교육을 위해 '한 문단 쓰기'도 강조한다. 초등학생의 수준에 맞춰서 중심 문장과 보조 문장으로 짤막한 문단 하나를 써보는 연습을 반복하고 수시 평가에도 짧은 논술을 반영한다. 학부모들도 학교의 이런 노력이 반갑다. 6학년 학부모인 김정순씨(43)씨는 "아이가 매일 아침 밥 먹기 전에 신문과 책을 펼쳐든다"면서 "학교에서 자유로운 책 읽기와 더불어서 글 쓰기까지 연습시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논술을 준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김일환 교장은 "독후감같은 결과물을 강요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즐겁게 책을 읽는다"면서 "글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기본적인 기술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기초적인 글 쓰기 교육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일 김 교장은 성균관대학교 도서관의 비슷한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리빙 라이브러리'(사람을 책처럼 빌려주고 대화를 주고 받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은희 교과부 창의인성교육과장은 "지난 10여 년간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을 통해 학생 1인당 장서가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학교의 독서 인프라는 많이 개선됐지만 학생의 수요와 수준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독서교육은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방안을 통해 종합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는 입시제도에도 적합한 독서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목원초교처럼 매일 아침 책 읽는 등의 활동 등도 학교와 교육청을 중심으로 늘려나가면서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책 읽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교과부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에듀팟'과 분리해 독서활동과 대학입시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는 대신 학생들의 자율적인 독서활동을 장려할 방침이다.
서울 목원초등학교 학생들이 독서를 위해 마련된 학교 안의 공간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
김도형 기자 kuerte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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