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1가구 다주택 집주인 새집 전세로..얼어붙은 매매대신 전세 선택키도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강남에서 전세물건을 찾으려면 리모델링 단지를 우선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결 깨끗해진 아파트 환경도 좋지만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많아 전세를 내놓는 경우가 많아서다.강남 최초 리모델링 추진단지로 올 5월 입주가 시작된 도곡동 쌍용예가(옛 동신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지하 3층~지상 12,13층 총 384가구로 구성된 아파트는 강남권을 대표하는 리모델링 아파트다. 29일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중개업소 시세에 따르면 쌍용예가 아파트 전셋값 시세는 5월 입주이후 한달 새 하락세를 보였다. 평형별로 보면 전용 108.26㎡가 5월보다 500만원 내린 4억7500만원, 전용 112.92㎡는 1500만원 빠져 5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전용 142.77㎡는 6억9000만원에서 6억800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전셋값이 떨어졌다.그나마 선호도가 높은 소형평형 전용 66㎡만 3억5000만원에서 3억5500만원으로 유일하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형평형인 전용 207.52㎡는 8억1500만원의 시세가 한달간 유지됐다.전문가들은 이 리모델링 단지의 전셋값 하락 이유를 상대적으로 전세물건이 많이 나온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집주인 중 다주택자 비중이 커 세를 놓으려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는 1가구 2주택 집주인이 많아 애초에 리모델링 전부터 전셋집 비중이 컸다"며 "집주인들이 리모델링으로 비싸진 새 집에 굳이 금융비용까지 물면서 입주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분담금을 벌충할 만큼 크다보니 새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이같은 선택을 한다는 의미다. 조합원들의 리모델링 부담금은 1억2000만원이었으며 시세차익 규모는 2억원까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름철이라는 시기와 얼어붙은 매매거래가 전셋값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곡동 인근 R중개업소 사장은 "입주물량은 많고 비수기철이라 리모델링이 끝난 5월 이래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며 "매매계약이 끊기면서 그나마 수요가 있는 전세로 내놓는다"라고 전했다.하지만 가을철에 접어들면 강남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전세물량이 일부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도곡동 인근 P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군수요가 풍부하고 재건축으로 발생하는 대치동 청실아파트 1400여가구 등 이주수요 일부가 여기까지 밀려오면 전셋집이 많이 계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강남권을 제외한 수도권 리모델링 단지는 시세 상승폭 기대가 적어 사업추진이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분당 등 1기신도시 조합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일반분양을 허용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은 28일 6월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됐으나 통과가 불발됐다.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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