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험 혜택 받으려면'···이통사에도 '미란다 원칙'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대학생 김운수씨는 석달간 과외를 통해 번 돈으로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그러나 김씨는 바로 다음날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휴대폰 보험에 가입했던 터라 이통사에 연락해 보상을 요청했지만 황당하게도 보상 불가라는 답변만 들었다. 개통 이후 한 번 이상 통화를 해야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김씨는 한 번도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서비스 가입 당시 미리 설명해줬더라면 일부러라도 통화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울상을 지었다.국내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분실, 도난, 파손시 일정 금액을 보상해주는 휴대폰 보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휴대폰 보험 이용약관 및 업무처리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특히 오는 8월부터 이통 3사 모두 휴대폰 보험 가입자에게 '휴대폰 보험 주요내용 설명서'를 제공하도록 해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예정이다.방통위에 따르면 이통사는 가입자에게 일정 요건을 갖춰야만 보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해야 한다.이통사가 설명해야 할 내용은 ▲분실, 도난 등 사고 발생 후 30일 이내에 보상 접수 할 것 ▲휴대폰 보험 가입 후 5일(SK텔레콤의 경우 2주) 이내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 가입 다음날 오전 0시 이후 통화 내역이 최소 1건 이상 있을 것 ▲사고 발생시 보상센터에 접수하고 이통사에 분실신고 할 것 ▲사고 발생시 동일 기종 단말기 외에는 교체 불가능 등을 골자로 한다.방통위는 이밖에도 불합리한 규정을 대폭 손질했다.특히 이통사에서 보험 상품이라는 부가 서비스를 주요 서비스와 연계해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막았다.방통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용자가 휴대폰 보험 보상 혜택을 받으면 이동전화서비스를 해지하거나 사업자 변경을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이게 가능하도록 이용약관이 개선된다.SKT는 2년 약정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고객들은 휴대폰 보험 가입을 막았으나 12월부터는 약정 의무가 없는 가입자들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는 이동전화 명의 변경시 휴대폰 보험을 자동 해지했으나 8월부터는 가입자의 동의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이재범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은 "이통사가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보험 서비스와 관련된 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그동안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며 "보험 서비스와 관련해 이통사의 설명 의무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방통위는 향후 이통사에 휴대폰 보험서비스 개선 사항에 대해 통보하고 현장 점검을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태블릿PC는 휴대폰과 달리 보험 상품이 없어 이와 관련해서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지만 방통위는 이통사에 상품을 마련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이재범 과장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보험은 이통사의 부가 서비스이기 때문에 방통위가 서비스 제공을 강제하거나 보험 상품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다"면서 "이통사가 우수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로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만 태블릿PC 관련 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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