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오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복수노조 허용은 노사관계에 있어 새로운 변화요인이다. 기존의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면 여러 가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 본부장은 복수노조 허용이 노사문화 변화를 가져올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이 본부장은 “복수노조 허용이 기존의 노조에 대한 불만이나 갈등이 단위별 노조의 분리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난 87~88년처럼 노조 조직률이 급격히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6개월, 1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새로운 노조는 유리한 노사관계 설정을 위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향을 볼 때, 기업 경영에 큰 부담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성숙된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복수노조 허용으로 자칫 외부 바람을 타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기업 내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나 정치 이슈로 노사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꼭 걱정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근로자의 욕구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예전에는 노조의 요구사항이 근로조건이나 임금 등에 치중돼 있었다. 또한 경영자의 비리나 투명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과격한 요구들도 있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욕구들이 다양해졌다. 최근 들어 노조의 요구들은 대부분 고용안정에 있다. 임금을 더 많이 받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정된 고용조건을 만드느냐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이 본부장은 이런 시기에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으로는 ‘정정 당당한 경영’을 이야기 했다. “복수노조 허용은 원칙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동안 임의적으로 해태해왔던 것을 이제야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다. 이미 13년을 유예한 법이기에 충분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 늘상 준비한대로 대응하면서 사업자는 투명한 경영과 정정당당하게 소통을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 본부장은 “경영진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고,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약점을 최소화해 근로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한다. 또한 담당부서에 대한 인력과 재정지원을 통해 인사노무관리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인사임금제도와 소통채널을 정비해 근로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인사노무관리부서는 복수노조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을 예측하고, 상황별 대응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면서 “근로자들이 회사의 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노사협력증진활동도 시행해 볼만하다”고 강조했다.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hanso110@<ⓒ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