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벌써 3년째다.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에 또다시 실패했다. 자격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 거래소와 MSCI 운영사간의 자존심의 문제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반복되는 해프닝에 시장관계자들도 크게 요동하지 않는 모습이다.MSCI바라사는 22일 '2012 연간 시장 분류 리뷰'를 통해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지수 사용권 제한 등 시장 접근성 부문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한국 증시를 신흥시장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바라사가 작성해 발표한다. FTSE, S&P 지수와 함께 글로벌 주가지수로 글로벌 펀드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MSCI바라사는 "2010년 대비 자본시장규모, 유동성 측면에서는 지수 편입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지수사용권 제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등 시장 참여자의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투자자금에 대한 규제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같은 설명에 대해 국내 시장관계자들은 선뜻 동의 하지 않는다. 올해 지수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수 사용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거래소와 MSCI의 갈등은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다. 앞서 MSCI바라사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 지수사용권 문제 등을 이유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MSCI바라사는 지난해처럼 선진지수 편입을 조건으로 지수 사전 승인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거래소 측이 이를 거절하면서 사실상 협상이 결렬됐던 것. MSCI는 코스피 선물 지수를 이용해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결정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용석 삼성증권 시장분석팀 팀장은 "시장에서 큰 기대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향은 중립적"이라며 "한국측은 지수 사용권을 부여와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고 MSCI측은 지수 사용권 협상불발을 비롯해 지수 편입 이후 신흥시장에서 빠질 자금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구조적인 면에서 그리스도 선진국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선진국 프리미엄이라는게 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석의 차이겠지만 시장의 기대치가 낮았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이번 편입 불발은 한국 시장의 질적인 성장 문제라기 보다는 비즈니스의 문제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향후 지수 편입에 대해서도 회의 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외 주요 언론은 MSCI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리나라가 선진지수에 포함될 경우 선진국 자본은 투자시장으로 유입되겠지만, 신흥국 자본은 빠져나가면서 자본흐름이 정상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선진지수 편입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선진지수 편입이 오히려 비중 축소의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현재 MSCI 이머징 지수에서 한국은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큰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진지수 편입이 된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정하면서 원화까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MSCI 지수편입을 위해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관계 있는 FTSE가 이미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했고 다수의 선진국 펀드들이 우리나라를 편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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