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영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상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는 15일(현지시각)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통화긴축정책을 언제 시작해야 할지 지금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계획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사상최저치인 0.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킹 총재는 "경제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면서 산업생산 증가가 여전히 낮고 소비도 부진한 상황"이라며 경기둔화를 크게 우려했다. 또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경제성장 둔화가 더 위험하다는 입장으로 물가를 잡으려다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킹 총재는 "그러나 현재 시장 유동성 증가도 높지 않은만큼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물가는 자연히 안정될 것"이라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킹 총재는 "국내 물가상승 추이를 몹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4.5% 상승하며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영국 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BOE의 안정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으며 BOE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5%를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한바 있다. 2004년부터 BOE 총재를 맡고 있는 킹 총재는 지지 부진한 경제와 높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에 맞춰 금리 인상을 꺼려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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