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며느리>, 줌마렐라는 300년 짜리 수난도 이긴다

<불굴의 며느리> 2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불굴의 며느리>는 일일 가족극의 주 시청층인 중년 여성층이 감정이입할만한 요소들을 잘 배치하고 있는 드라마다. 300년 된 종가를 배경으로 이러한 장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 형태 중 하나인 여성 수난담을 큰 줄기로 하고, 그 수난기를 다시 유쾌하게 극복하는 ‘줌마렐라’ 스토리를 또 다른 중심 플롯으로 삼고 있다. 이 중 드라마의 초반을 이끌어가는 건 물론 수난담이다. 종가 만월당은 청상과부인 11대 종부 막녀(강부자)에서부터 그녀의 며느리이자 역시 남편과 사별한 12대 종부 혜자(김보연)를 거쳐 앞으로 과부가 될 예정인 13대 종부 영심(신애라)에게로 이어지는 여성 수난사에, 며느리 수난담, 조강지처 수난담, 노처녀 수난담 등 온갖 형태의 여성 수난담이 거의 총망라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곳은 여전히 죽은 가부장의 유령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첫 회에서 만월당 여성들이 제사를 공들여 준비하는 에피소드는 여성 수난기를 압축해서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잃어버리지 않고 지켜야할 전통 문화라는 보수적 시각 역시 들어가 있다. 이러한 수난기에 대응하여 드라마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하는 ‘줌마렐라’ 스토리는 주인공 영심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고아 출신에 밝고 씩씩한 성격을 가진 그녀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의 아줌마 버전이다. 김씨 종가에 시집 온 뒤 아이를 낳지 못해 대가 끊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남편의 외도라는 수난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톤이 어둡지 않은 것은 영심의 캐릭터 덕이 크다. 요컨대 다양한 형태의 수난담으로 여성 시청층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고, 과부가 된 영심이 퀸즈그룹의 젊은 재벌 2세와 사랑에 빠지는 ‘줌마렐라’ 판타지의 대리만족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양대 재미 요소가 될 것 같다.<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글. 김선영(TV평론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