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윤증현(왼쪽) 기획재정부 장관과 차기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나란히 앉아 웃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경제에 공짜 점심은 없다면서 무상복지에 대해 비판을 해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이임식에서도 뼈있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재정건전성 강화를 당부하면서 "최근 유행처럼 번져 나가는 '무상(無償)'이라는 주술(呪術)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도 있을 것이다"면서 "그러나 그 고립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우리는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원칙의 문제에는 바위처럼 흔들리지 말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이어 "국가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시장원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하며 시장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관료는 늘 개입과 간섭의 유혹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체제의 몰락에서 보듯 시장이 해야 할 일에 정부가 나서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시정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국민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표경기와 다르다면 우리가 더분발해야 한다"며 "서민과 실직자, 여성, 노인,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고단함을배려하고 경제적 약자를 부축하는 재정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윤 장관은 재정부 공무원들에게는 전문성과 도덕성,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라고 주문하고 "이를 갖추면 우리나라를 이끄는 진정한 엘리트로서, 기획재정부가 경제를 총괄하는 수석부처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창을 베고 누운 채로 아침을 맞는다'(침과대단.枕戈待旦)는 고사성어를인용해 "항상 갑옷을 입고 전장에서 사는 느낌"이라고 했던 윤 장관은 이날 "지난 2년 4개월 동안 한시도 벗을 수가 없었던 마음의 갑옷을 이제 벗고자 한다"며 이임사를 마쳤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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