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진우씨, 286개 한국 성씨 분석…중국 ‘성씨공정’에 맞서 한국인 시조, 문중인물 등 담아
김진우 한국성씨연구소장.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우리나라 성씨가 모두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성씨 공정’에 대한 반론으로 각 성씨의 뿌리를 찾아 정리한 <한국인의 역사> 증보판이 나왔다.10년 넘게 우리나라 성씨를 연구해온 김진우(51·사단법인 뿌리문화 이사장) 한국성씨연구소장이 2009년 가을에 첫 선을 보인 <한국인의 역사>의 내용을 보완, 2년 만에 1460쪽 분량의 새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저자 김씨는 이 책을 우리나라 286개 성씨의 족보를 가나다순으로 담았고 지금의 성씨 유래와 분파, 변천사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그는 “교과서에 없는 한국, 한국인의 역사·문화스토리텔링으로 엮었다”면서 “한국의 역사라 할 수 있는 각 성씨의 시조와 숨겨진 문중인물, 지명변천과 문·무과 급제자 수를 실어 문중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성씨를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집집마다 장농이나 서가에 있는 족보는 장식품이지 책이 아니었다”면서 “일반인들이 보기엔 너무 어렵고 어른이나 문중에서 보는 책일 뿐이었으나 이를 연구하면서 서가 밖으로 끄집어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한국사다’란 부제(副題)의 이 책은 각 문중의 주요 인물을 ‘인물탐구’와 ‘역사탐구’로 빼내 공적과 사실을 검토할 수 있게 했고 성씨와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수록했다.전체인구의 1.4%로 2009년 현재 286개 성씨 중 19위인 송씨(宋氏)의 경우 여산, 은진, 진천, 청주, 야성 송씨 등의 유래와 인물탐구로 송익필, 송시열 ,송준길 등을 10여 쪽에 담았다.김씨는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다”면서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집안의 역사를 ‘我不知(아부지, 나는 모른다)’하면 안 된다는 점을 알도록 하는 게 사랑의 실천이다”고 강조했다.<한국인의 역사> 초판과 증보판 차이점에 대해 김 씨는 “첫 판이 각 문중의 성씨유래와 본관 유래를 알리는 것이었다면 증보판은 역사의 한축인 성씨를 교과서 형식으로 집대성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인의 역사] 책 표지.
<한국인의 역사>가 발간되자 책 내용에 대한 문의는 물론 ‘조상을 찾아 달라’는 전화, 집안자랑까지 하는 전화가 줄을 잇는다고 김씨는 전했다. 그 가운데 조상을 찾아 안내해준 이들도 꽤 된다.책이 알려지면서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인문학부문 베스트셀러가 됐다. 1판은 책이 나온 지 두 달 만에 다 팔리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만든 책이 다 나간 뒤 전국에서 책을 보내 달라고 연락이 오는데도 김씨는 ‘증보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며 책 인쇄를 미뤘다. 그러면서 방송출연, 강의 등으로 성씨 알리기에 나섰고 밤엔 집필을 해왔다. 김 씨는 “책을 내는 순간부터 오타도 보이고 고칠 점이 많아서 너무 부끄러웠다”면서 “그래서 바로 수정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이 책은 특히 고려시대, 조선시대 관청과 관직, 품계 등을 지금의 직제와 비교해 설명함으로써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최 고집’과 ‘황 고집’의 유래에서부터 황진이와 논개의 본관, 최초로 시조가 국제결혼을 한 김해김씨, 증·즙·궉씨 등 희귀성씨에 대한 설명과 관련사진까지 담았다. 김씨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바로 알고 이어갈 때 문화강국이 될 수 있다”면서 “선조의 발자취가 생생히 담긴 ‘가장 한국적 유산’인 족보가 소중히 대접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자 김씨는 충남 계룡산 기슭에서 자라 공주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을 마쳤다. 도서출판 춘추필법이 간행한 <한국인의 역사> 책값은 6만원.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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