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일 선점 경쟁도 '약육강식'

포드 올 뉴 익스플로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산차랑 붙으면 질 게 뻔하잖아요. 힘없는 저희(수입차)가 일정을 미뤄야죠."신차 출시 날짜를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회사 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차 출시 릴레이에 일정이 겹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특히 신차 행사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 암묵적으로 시장 점유율 순에 따른 약육강식의 논리가 적용되고 있어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차 출시를 예정했던 2곳의 수입차 브랜드는 관련 행사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포드 코리아에 뒤이어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사 한불모터스가 신 모델 출시 일정을 하루에서 사흘 정도 늦춘 것이다.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오는 24일로 예정했던 '뉴 508' 론칭 행사를 25일로 변경했다"면서 "같은 주에 국산차에서 행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내놓는 뉴 508은 푸조가 4~5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세단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중요한 전략 모델인데 관심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다.국산차 중에서는 23일 한국GM이 쉐보레 크루즈 해치백 모델인 '크루즈5' 공식 출시에 앞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신 제품 출시회를 연다. 하루 뒤인 24일부터는 이틀 동안 현대자동차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한 시승 행사를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포드 뉴 퓨전

한불모터스에 앞서 포드 코리아는 지난 13일 개최하려던 신 모델 '퓨전'과 '익스플로러' 시승회를 주말이 지나고 난 뒤인 16일에서야 열었다. 일정을 연기한 표면적인 이유는 '불가피한 사정'이었으나 당시 기아자동차의 'K5 하이브리드' 행사와 겹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컸던 게 사실이라고 포드 코리아 측은 털어놨다.지난해와 올 들어 '신차 홍수' 현상이 짙어지면서 이 같은 해프닝은 수차례 반복돼 왔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일반적으로 협회 조직이 회사별로 각종 행사 일정을 조율하는 등의 소통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쌍방향 의사소통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국산차 브랜드의 수입차에 대한 텃세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수입차 측의 불만이 높다.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는 협회를 통해 2~3달 전부터 서로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국산차가 뒤늦게 일정을 뺏어가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국산차 관계자는 "현재 국산차와 수입차로 양분화 돼 있는 각 협회에서 일정 조율에 나서 주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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