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 경주방폐장과 울진원전 등 주요 국책사업 포기 경고…“기피시설만 주고”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울진원자력 발전소 전경.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과학벨트가 대전으로 정해지면서 다른 국책사업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찮게 됐다.특히 영남권 신공항건설 백지화 발표에 이은 과학벨트 대전 확정은 영남권의 민심까지 돌려놔 추진 중인 주요 국가정책이 혼선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과학벨트가 대전으로 확정된 16일, 나흘째 단식 중인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건설 중인 경주방사선폐기물처분장(방폐장)과 울진 신원전을 반납할 뜻이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에 난기류가 끼게 됐다.
◆ 방폐장과 신원전 사업은=경주방폐장 건설과 울진 신원전 추가건립사업은 영남권의 주요 국책과제다. 특히 1986년부터 추진된 방폐장건설은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시간을 끌다 2005년 주민투표 결과 찬성률 89.5%를 나타낸 경주로 결정됐다.모두가 반대하는 방폐장건설을 주민투표를 통해 유치한 정치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정부에선 지역발전을 위해 3000억원을 내놨다.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들어선 방폐장엔 60년간 국내 원자력발전소, 연구소, 병원 등에서 나오는 모든 중저준위 방사선폐기물을 밀봉상태로 저장되게 된다. 지난해 말 첫 방사선폐기물이 저장됐다.세계 6위의 상업 원자력발전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20기의 원전에 이어 신고리 및 신월성에 6기, 울진에 신원전 4기를 짓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최첨단의 디지털화된 원전을 추가로 지어 국내 원전발전 비율을 36%에서 59%로 올릴 계획이다. 이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증가율을 낮추고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꾸준히 공급하기 위해서다.
◆국가 정책 악영향 미칠까=방폐장건설과 신원전사업은 경주와 울진이란 지역에 이미 정해진 사업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과 유치전을 벌이는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기피시설’이란 점이다. 기피시설만 영남권으로 보내고 산업발전이나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정책사업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불만이 영남권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의 ‘방폐장과 신원전 반납’ 발언도 이런 의미에서 나왔다. 정부가 나서서 추진되는 주요 사업들을 끌고나간다 해도 지자체 도움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려우므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는 게 정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이명박 대통령이 영남권 공약으로 내세웠던 운하건설, 첨단과학과 미래지식산업의 도시조성, 동남권 신공항, 영남권 광역전철망, 동남광역경제권 구축 등에서 절반만이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는 백지화나 미뤄지는 등 영남권에 더 풀어놓을 보따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벨트까지 대전으로 넘어가 지역민들이 기댈 곳이 없다는 것도 숙제다. 숙제를 풀지 못하는 한 방폐장 등 추가과제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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