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테크, 대기업 공세 속에 코스닥 상장 준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 한 중소기업이 사파이어잉곳 시장을 놓고 대기업 무리와 맞붙어 귀추가 주목된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사파이어잉곳 제조업체인 아즈텍의 지분 38.1%를 매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인수합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국내 사파이어잉곳 공급은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이하 사파이어테크)와 아즈텍, 두 중소기업이 도맡았다. 이 중 아즈텍이 인수되며 남은 중소기업은 사파이어테크 한 곳으로 줄었다. 사파이어테크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맞설 상대로 홀로 남겨진 셈이다. 현재 잉곳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대기업은 삼성(삼성LED), LG(LG실트론), KCC, 한솔(한솔테크닉스), OCI, 일진(일진디스플레이) 등이다. 이들은 해외사와 합작사를 세우거나 대규모 투자로 생산공장을 늘리는 등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이 사파이어잉곳 시장이 뛰어드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LED칩의 핵심재료인 사파이어잉곳은 불과 2~3년전까지만 해도 수요가 많지 않았다.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파이어테크의 지난 2006년 매출액이 7억원에에 불과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 2009년부터 LED TV 등 관련 제품이 늘어나며 잉곳 수요도 폭등했다. 이에 힘입어 사파이어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75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750%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9년 5달러였던 잉곳 가격(2인치 기준)이 현재 25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며 "이런 시장 가능성을 보고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잇따른 대기업의 진출 선언에도 사파이어테크는 코스닥 상장을 예정대로 준비하는 등 덤덤한 모습이다. 이 회사는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7~8월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는 독자적인 기술력에 대한 믿음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개발한 잉곳 생산 공법인 수직수평온도구배법(VHGF)은 미국, 러시아 등 기존 공법보다 효율성이 최대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파이어테크는 독자기술을 개발해 진입장벽을 높여놨다"며 "특히 VHGF가 세계 잉곳 표준 기술로 자리매김하면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측은 중장기전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잉곳 산업을 준비 중인 대기업 관계자는 "자금력 차이에서 오는 투자규모 등이 확실한 만큼 결국 대기업 측으로 점유율이 넘어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업계는 잉곳 산업 특성 상 양산까지 최소 2년은 소요되는 만큼 2년 후에야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잉곳은 80kg 덩어리를 만드는 데 한 달 정도가 걸리는 등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잉곳 성장, 생산, 테스트, 양산 등의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 2년은 필요한 만큼 현재 대기업의 진출 러시는 2년 후에야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사파이어 잉곳은? 사파이어를 한 데 모은 덩어리를 가리킨다. 사파이어 잉곳을 단면으로 잘라내면 웨이퍼가 된다. LED업체는 이 웨이퍼를 이용, LED칩을 만든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승종 기자 hanarum@<ⓒ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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