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MB 정부의 건설ㆍ부동산 규제 완화는 부자 감세와 수요 진작이라는 두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다. 바로 각종 세제 완화책 및 주택거래활성화방안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효과에 치중, 실수요자를 통한 건전한 시장 분위기 조성보다는 자칫 투기수요를 양성하는 대책만 쏟아냈다는 지적이 많다.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집값 안정'과 '거래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립하기 힘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욕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현 부동산 정책이 시장 상황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듯 한 변화무쌍함을 보여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집권 첫해인 2008년 미분양 해소 방안, 감세, 공급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들을 잇따라 발표한 데 이어 2009년에는 양도세 중과 폐지 한시적 적용, LTV 60%에서 50%로 하향조치 등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하지만 이후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연장 등의 문제로 건설사 경영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건설ㆍ부동산 시장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장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한 단기적인 수요 진작에 나서자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분양가상한제 등 일부만 남아=징벌적 과세 논란을 빚었던 종합부동산세는 과세기준 상향, 세율 인하 등을 통해 사실상 무력화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정권 초기 한시적으로 완화됐다가 다시 한시 폐지됐다. 올 들어 나온 대책 중에서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세제와 자금지원 확대, 리츠ㆍ펀드 등의 미분양 주택 매입 세제개편과 1주택자 거주요건 폐지 등은 모두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의 주택 매수를 촉진하는 정책이다. 건설업계에서 줄기차게 폐지를 요구하는 분양가상한제나 재건축.재개발 소형평형 의무비율, 총부채상환비율(DTI)ㆍ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상당 부분 약화되거나 이 밖의 규제는 대부분 폐지됐거나 완화됐다.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투자수요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2년 거주요건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임대사업자 세금 완화 등 대부분의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방향성 잃은 부동산 시장=중장기적으로 주택문제를 바라보는 뚜렷한 시각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치논리ㆍ단기처방에만 급급해 방향성 없이 헤매고 있다는 지적이다.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정부 대책은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진다. 혜택은 집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못 하고 있다. 정부도 이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대책 전환이 요구된다"며 "빠르게 변하는 주택패러다임에 맞는 선제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부동산 규제가 대부분 다 풀렸고 현 정부의 정책기조로 봐서는 남아있는 규제도 대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동산 문제는 일반경제와 달리 강한 이데올로기를 내포하고 있고 이런 싸움의 시각 차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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