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뚫는 3色 테마]① 거뿜 뺀 분양가, 시장 주도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달 서울 옥수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 아파트는 88가구 모집에 390명이 청약해 평균 4.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중대형(공급면적 148.38~174.62㎡)이었지만 1순위에서 3개 주택형 모두 마감된 것이다.최근 청약을 받은 포스코건설의 '서울숲 더샵'도 461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042명이 청약해 평균 2.26대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들 두 단지의 특징은 분양 전략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요즘 주택시장에서 분양 성공의 키워드는 거품을 뺀 분양가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 향후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곳에만 청약자들이 몰린다. 시세보다 가격이 비싼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주택시장 활황기에는 '묻지마 투자'가 많았으나 시장이 침체 국면에 빠져들자 청약자들이 더욱 깐깐해진 것이다.래미안 옥수 리버젠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1800만~1950만원 선. 입주 11년차인 인근 옥수 래미안1차 중대형 시세(3.3㎡당 1800만~1900만원대)와 비슷했다. 래미안 옥수 리버젠이 새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췄던 셈이다.포스코건설이 송도 국제도시에서 선보인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역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 회사는 "2005년 이후 송도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가장 싼 가격"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예상대로 이 단지는 최고 16.54대 1. 평균 0.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달 울산 우정혁신도시에서 분양된 '우정혁신도시 푸르지오'도 저렴한 분양가에 힘입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840만원 선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200만원 가량 쌌다. 수익형 부동산도 분양가가 싼 단지는 잘 팔려나간다. 지난 3월말 분양한 서울 문정동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 오피스텔은 평균 8.12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뒤 1주일 만에 100% 계약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3.3m²당 분양가가 1171만원으로 지난해 인근 신천동에서 분양된 다른 오피스텔 분양가(1298만 원)보다 평균 9.8% 쌌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반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 단지는 쓴맛을 보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평택에서 분양된 H건설 아파트의 경우 1058가구 모집에 374명만 청약했다. 분양가격(전용 전용면적 84㎡)이 2억9900만~3억600만원으로, 인근 서정동 롯데캐슬 시세(2억8000만~2억8500만원, 85㎡ 기준)보다 2500만원 정도 비쌌던 게 분양 참패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된 K아파트 역시 3순위 청약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나오는 분양 단지에 수요자들이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가에 따라 청약의 성패가 갈리면서 분양가에 거품을 뺀 단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분양가 다이어트'는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 수요자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조철현 기자 cho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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