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저축은행 검사역 30명 줄소환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준영 기자] 부산저축은행 검사에 관여한 금융감독원 직원 30여명이 이번 주부터 검찰에 소환된다. 저축은행 불법대출 및 특혜인출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부산저축은행 검사에 참여한 금융감독원 직원들을 불러 부실검사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검찰은 금감원 검사역들이 수년간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 5곳의 검사를 직접 담당해오면서 은행 측과 유착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에 소환될 예정인 직원들은 금감원 저축은행 검사국 산하 5개 검사팀에 소속됐던 검사역들로, 저축은행 검사를 맡아왔으며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에 대해서만 2009~2010년 20차례 검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감사원 자료 등에 따르면 2009년 당시 검사반장으로 부산저축은행 감사업무를 총괄했던 이모 금감원 팀장은 수천억원대의 자산건전성 부당 분류를 눈감아주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서도 부실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팀장은 또 2009년 3월 부산저축은행 검사 때도 대출자 21명에 대한 여신 2400억여원의 건전성이 부당하게 분류돼 대손충당금 930억원이 덜 적립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그냥 눈감아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팀장 2명은 2007년과 2008년 다른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때 자산건전성을 부당하게 분류한 대출을 서류 검토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자기자본 비율을 잘못 계산해 경영개선명령을 피해갈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같은 부실검사 사례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 전원을 소환해 부산저축은행그룹 금융비리를 검사 과정에서 묵인해준 경위를 직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은행 임직원들로부터 일부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금감원 직원 가운데 일부가 은행에서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금감원 고위 간부 출신인 부산2저축은행 감사 문모씨 등 4명이 이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 감사와 관련해 검사 무마 로비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국장급 이상 고위간부들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편,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캄보디아 등에 PF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 수백억원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캄보디아 신도시 건설사업 등에 5200억여원을 투자했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금 수백억원이 자체 설립한 위장 특수목적회사(SPC)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해외 사업 PF 대출 기간이 유난히 길어 금감원 등이 불법대출 정황을 쉽게 포착할 수 있었는 데도 이를 적발하지 못한 점을 주목해 금감원 담당자와의 유착관계나 로비 등 비리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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