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인텔의 3D 반도체 전쟁 시작됐다

인텔 3D구조 트랜지스터 개발..삼성은 작년 12월 3차원 DDR3 개발[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이 종전 2D(평면)와는 전혀 다른 3D(3차원)구조의 새 트랜지스터를 앞세워 모바일기기용 반도체를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혀 3D반도체를 놓고 삼성과의 뜨거운 한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인텔은 차세대 반도체인 '아이비 브리지'에 적용할 3차원 구조의 새로운 트랜지스터 설계기술인 '트라이게이트(tri-gate)'를 전격 공개했다. 기존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기판 위에 인쇄를 하듯이 만드는 2차원 구조였다. 이 경우 미세공정화가 진행될수록 동일한 면적에 많은 회로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상호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인텔의 트라이게이트는 기판 위에 정육면체 형태로 세우는 3차원 입체 구조를 갖췄다. 인텔은 이 방법을 이용하면 기존 칩 제조 때에 비해 전력소비량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고 반도체 회로 간격을 더 좁힐 수 있어 집적도가 높은 대용량 칩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이미 3D 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작년 12월 삼성전자는 메모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3D-TSV(Through Silicon Via)기술을 적용한 8GB(기가바이트) DDR3(Double Data Rate 3) DRAM모듈을 개발했다.삼성전자는 40나노급 2Gb(기가비트) DDR3 D램을 3D-TSV 기술로 2개 적층한 칩(4Gb)을 탑재해 8GB DDR3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 제품으로 개발했으며, 지난 10월 고객사 서버에 장착해 제품 성능 테스트를 완료했다.3D-TSV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 사례는 있었지만 이를 상용화 수준까지 완료한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반도체에 대한 연구는 업계에서 꾸준히 지속돼 왔고 삼성전자 역시 이 기술을 보유한 것은 물론, 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며 “인텔이 연내 양산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 또한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이번 3D반도체 발표가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을 놓고 삼성과 애플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면서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상호간에 특허권 침해로 소송전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인텔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제작을 담당할 욕심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증권사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 거스 리처드는 보고서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해볼 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의 수요 확대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에서 점유율을 감안할 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를 맡으면 인텔은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경쟁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들어가는 A4와 A5 프로세서의 파운드리를 담당하고 있다. 파운드리란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애플의 프로세서 설계는 현재 ARM의 기술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파운드리를 맡길 뿐만 아니라 D램과 NAND, 플래시 등의 부품을 삼성전자에서 납품받고 있다. 리처드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시장점유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인텔이 삼성과 애플의 소원한 관계를 틈타 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은 부품 다변화를 통해 감수해야 할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은 부품을 탑재했다가 불량이 날 경우 그동안 쌓아 온 애플의 명성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인텔의 새로운 반도체 개발 소식, 애플과 삼성의 소송전은 삼성전자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당장 반도체 시장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은 없으며 특히 삼성의 R&D 능력을 감안하면 삼성의 반도체 주도권이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성호 기자 vicman1203@<ⓒ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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