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카이라이프, HD 송출 중단 놓고 '책임 공방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SBS가 27일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고화질(HD) 방송 공급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양사가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KT스카이라이프와 SBS는 이날 오전 6시부터 SBS가 스카이라이프측에 제공했던 수도권HD방송 송신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스카이라이프 HD 존 6번을 통해 SBS 방송을 시청했던 가입자들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스카이라이프와 SBS는 책임 소재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스카이라이프는 재송신 대가와 관련해 SBS측에 최근 MBC와 합의된 내용과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SBS가 차별적 혜택을 요구하면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MBC에 방송 재송신 대가로 가입자당 요금(CPS)을 월 280원씩 지급하기로 했고 서로 최혜 대우를 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SBS에만 차별적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만약 SBS의 요구 조건을 수용한다면 MBC와의 계약도 파기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반면 SBS는 지난 2년간 재협상을 회피하고 SBS의 HD채널을 무단 재송신해 온 것은 오히려 스카이라이프라고 맞받아쳤다. SBS측은 "지난 2009년 3월31일 HD 재송신 계약이 끝났지만 스카이라이프가 재협상을 회피하고 2년 넘게 SBS의 HD채널을 무단 재송신했다"며 "더이상 장기 미계약 상태를 방치할 수 없어 재송신 중단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앞서 MBC와의 재송신 중단 논란에서 드러난 계약 조건도 문제라는 입장이다.SBS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계약 체결 당시 스카이라이프가 MBC측에 CTS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해 SBS도 정액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소송에서 몰랐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스카이라이프를 더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현재 스카이라이프는 SBS측에도 CPS로 MBC와 같은 수준인 월 280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양사는 계약기간, 지급 방식 및 시기 등을 놓고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앞서 MBC에 이어 SBS까지 스카이라이프에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청자를 볼모로 잇속을 챙기는 데 혈안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하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SBS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것은 유감이지만 직접 수신 방식으로 스카이라이프를 통하지 않고도 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면서 "콘텐츠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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