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4.27 재보궐 선거에서 투표율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면서 한나라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번 재보선이 내년 대선 전초전 성격인 만큼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40% 안팎이 될 전망이다. 선관위가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 의사를 밝힌 유권자는 강원(70.2%), 성남 분당을(67.5%), 경남 김해을(69.6%)에 달했지만, 실제 투표율은 20% 정도 낮다는 것. 이는 지난해 7.28 재보궐 선거 투표율 34.1%와 비교할 때 높은 수치다.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의 투표 독려는 당연한 의무지만, 정권 심판론이 작용하는 재보선의 경우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불리하다는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선 투표를 적극 장려할 수도, 드러내 놓고 막을 수도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있는 셈이다.실제 30%대 초반 투표율을 보낸 지난해 7.28 재보선에선 한나라당이 신승을 거뒀지만, 0대5 전패를 당했던 2009년 10.28재보선 투표율은 39%에 달했다. 특히 높은 투표율 때문에 참패를 당한 것은 지난해 6.2지방선거였다. 투표 종료 직전 젊은층의 참여가 줄을 이었던 당시 투표율은 54.5%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한나라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던 당시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된 배경에는 유명 연예인의 '투표 인증샷' 등 트위터를 이용한 투표 장려가 야당 성향의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때문엔 민주당에선 이번 재보선에서도 투표율 높이기에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전날 전경련 등 경제단체 3곳을 방문해 재·보궐 선거일에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회원사 직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불편함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에 경제 기업인들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며 "(투표율 독려는) 선관위가 할 일이지 선거에 출마한 정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국회의원들이 우르르 몰려가 근무시간 조정을 요구하는 건 정치권력 남용이자 불순한 동기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투표 독려를 빙자한 정치쇼를 자제하라"고 논평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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