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물의' 인천시, 이번엔 '고물' 자전거 보급

자체 보급한 미추누리 자전거 조사 결과 '결함'

인천시는 지난 3월 10일 시장 접견실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이화복 (주)환경조형연구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도심형 자전거인 미추누리의 전달식을 갖고 관내 보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자전거 도로를 잘못 만들어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인천시가 이번엔 치명적 결함을 가진 자전거를 제작·보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말부터 친환경 교통정책의 일환으로 민간업체와 협약을 맺고 올해 1만5000대 보급을 목표로 41개의 대리점에서 '도심형 접이식 휴대용 자전거 보급사업'(미추누리)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까지 5만대의 자전거를 보급할 계획인데, 12세 이상 시민 1인당 10만원을 보조해 준다. 자전거 가격이 28만2000원 이어서 실제 구입가격은 18만2000원이다. 지난 12일 현재 1056대가 팔려나간 상태다. 문제는 미추누리가 치명적 설계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어 운전자의 사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시가 미추누리 판매 대리점 및 사용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미추누리의 뒷바퀴 변속기가 잘못 설계돼 주행 중 노면이나 장애물에 충돌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추누리의 뒷바퀴엔 7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는 데, 전문가들은 7단에 기어를 놓고 주행하다 지면에 부딪힐 경우 운전자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핸들과 자체가 흔들려 조향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운전 중 충돌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탑승자들은 바퀴가 작아 안정감이 부족하고, 작은 바퀴와 핸들ㆍ안장과의 거리 때문에 장시간 탈 경우 엉덩이와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차체의 마무리 작업이 미흡해 페인트 칠이 벗겨져 있거나 부품이 헐겁게 조립돼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대체로 디자인과 가격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있으나 기능과 품질면에서는 다소 불만을 느끼고 있다"며 "뒷바퀴 변속기의 위치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고, 고장 수리 등 유지 관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인천 지역의 주요 시민단체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가 21일 오전 미추누리를 전문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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