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연구비를 인건비로 충당하는 제도에 대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장관은 14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개최된 정보기술(IT)정책자문단 회의에 참석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인건비 조달방식인 PBS 방식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PBS(Project-based system)는 정부출연기관의 인건비를 기관운영비가 아닌 연구과제 수주로 충당하는 제도다. 연구의 성과를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구보다는 과제수주에 대한 노력이 집중되고 단기 성과위주의 연구로 인한 중장기 중요한 연구가 위축되고 연구의 안정성 저해, 신규 연구원 채용 어려움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최 장관은 "오래전부터 PBS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다"면서 "PBS하에서는 연구기관의 인건비를 외부과제에만 의존하게 돼 인건비 확보가 불안정해지면서 우수한 신규 연구개발 인력을 뽑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 PBS제도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 장관은 이어 인문계통을 예로 들면서 "성과위주의 PBS가 시행되면서 중장기 연구 위주의 한국학관련 과제가 줄다보니 방한기회 축소 등으로 외국학자들의 한국학 연구도 줄어들게 돼 아시아관련 연구자료는 ASEAN, 중국 등에 집중되고 한국관련 자료는 거의 없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최 장관은 아울러 "회사를 만드는 사람(창업자)이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냐(회사원)에 따라 교육 방법의 적용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수요맞춤형 교육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빌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창의력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산업체에서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충분히 훈련된 실력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간담회에 참여한 자문단도 최 장관에 다양한 건의를 했다. 박준성 KAIST 교수는 기업의 중견간부에게 신기술을 재교육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특히 "기업은 학교를 갓 졸업한 인력들이 아니라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었던 인력들 즉, 팀 리더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데, 중견간부들이 소프트웨어ㆍ시스템설계 등 신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기업은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인문학적 소양도 겸비한 엘리트 소프트웨어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소프트웨어 인력은 매우 많은데, 정작 필요한 것은 엘리트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아주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여 키우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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