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관련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국민은 불안하고 답답하다. 정보도 없고, 대비책도 없다. 일본 정부는 며칠 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물을 바다에 쏟아내면서도 우리나라에 말 한마디 없었다. 인접국인 한국에는 통보도 하지 않았으나 태평양 건너편 미국에는 오염수 방출을 알리고 협의도 했다고 한다. 일본 원전사고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도 영 미덥지 않다.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비협조적인 일본 정부에 항의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양국 간 정보교환 채널도 없다. 뒤늦게 일본 정부가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했으나 사후약방문이다. 일본의 원전 방사능 누출사태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하늘과 바다에는 국경이 없다. 풍향을 따져보거나 인체에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말로 넘어갈 때가 아니다. 일본에 천년 만의 쓰나미가 몰려왔듯 언제 어떤 형태로 방사능 재앙이 한반도에 상륙할지 누구도 모른다. 한국은 일본의 최인접국이다. 방사능 누출과 같은 중차대한 사태가 벌어졌을 때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하고 공동 대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일본이 보인 태도는 실망스럽다. 지난달 교토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적시에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뿐이다. 특히 일본이 지난 4일 기준치를 넘어선 방사능 오염수 1만1500t을 바다에 버리면서 한국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설명을 하기는커녕 제때 통보도 하지 않은 것은 몰염치한 태도로 예의가 아니다. 심리적 불안감이 어느 곳보다 큰 인접국에 사실을 알려주고 협의하는 것은 최소한의 외교적 배려다. 일본은 적기 정보 제공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부도 일본 원전사태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신속한 정보 제공, 현장 공동조사 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지나친 불안감도 잠재울 수 있다. 일본 원전사태를 계기로 한ㆍ중ㆍ일 3국 간 원전 안전을 위한 지역협력체 구성을 추진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길 바란다. 특히 중국 동남해안 지대에 몰려 있는 원전의 안전성은 한반도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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