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3월 물가가 4.7%(전년동월기준) 급등하는 등 1분기 내내 물가가 4.0%를 웃돌았지만 "거시경제목표 수정은 없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정부가 제시했던 올해 거시경제목표는 '3% 수준의 물가관리와 5% 수준의 성장'. 이는 바꿔 말해 물가 오름세를 방어하면서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상충되는 목표라는 지적이 거셌지만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지난해 '배추파동' 후유증에 연초 한파가 더해져 푸성귀 값이 줄곧 강세를 보인데다 구제역으로 축산물 값이 뛰면서 올해 물가 전망엔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뜻하지 않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은 국제유가에 불을 붙였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 가격 상승세에 물가 상승세는 한층 가팔라졌다. 심상치 않은 물가 흐름에 정부도 '비상물가대응체제'를 선포하며 대응해왔지만, "요사이 물가 상승세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는 대통령의 고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따라 거시경제목표를 현실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정부는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목표 수정에 따른 실익이 분명치 않고, 그럴 만한 여건도 아니라고 설명한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거시경제목표를 수정해 물가만 잡겠다든가, 성장만 하겠다든가 하는 식으로 경제를 꾸려갈 수는 없다"며 "물가 여건이 어렵지만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를 잡기 위해 성장을 포기한다는 건 결국 고용을 포기한다는 의미인데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 선택"이라면서 "물가만 잡겠다는 건 금리와 환율을 혹독하게 높은 수준으로 가져가는 등 한 방향으로 치우친 정책을 편다는 의미인데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는 등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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