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대형마트간 할인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 작년 연말 치킨 가격 논란을 일으키며 '7일천하'로 사라진 롯데마트 '통큰치킨'을 본따 홈플러스가 '1000원 생닭 착한치킨'을 판매하면서 부터다. 롯데측은 자사 제품을 이용해 제품을 판촉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상도덕을 무시했다며 비난하고 있다.이 같은 대형마트 할인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년 초에는 삼겹살을 두고 타사보다 10원이라도 싸게 파려는 과당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이마트는 저가 피자로 동네 상권을 위협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남보다 싸게 판매해야 매출이 오르는 유통업계다보니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선 노이즈마케팅도 불사하는 것이 생리다. 단기간 가격을 대폭 낮춰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술이다.하지만 최근 업체들은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할인폭이 클수록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입점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점 고객이 늘어나면 다른 상품까지 판매량이 늘어 전체 매출액은 늘어난다. 할인 상품이 '미끼'라고 불리우는 이유다.이 미끼상품이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과소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평소 구입의욕이 없었더라도 '일단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이상한 소비욕구까지 불러온다. 또 가격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통큰 치킨'으로 생겨났던 통닭 가격에 대한 논란이 그 예다.특히 앞으로 동네 슈퍼마켓은 가격경쟁에서 점차 뒤쳐져 자영업자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머지않아 대형마트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끼에 낚이지 않는 스마트한 소비가 절실한 이유다.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사탕에서 철사가 나오며 허술한 상품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가장 기본적으로 위생적이어야할 식품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대형마트들은 10원을 깎기 위해 경쟁할 것이 아니라 '보다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해야할 것이다.오현길 기자 ohk041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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