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사진)은 38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지난 2008년 은퇴했다. 그는 은퇴한 뒤가 오히려 더 바쁘다고 했다. 여기 저기 강연을 오라는 곳이 많아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는 물론이고 도서관, 공무원 연수원, 기업 등 그를 찾는 곳은 많고 다양하다. 따로 문학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학교도 고등학교까지 밖에 안 나온 자신을 왜 이렇게 많이 찾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가 덧붙인 말은 간단하고 분명했다. "남들이 보면 별 볼일 없을지 몰라도 전 제 삶을 항상 귀중하게 여겨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세상을 늘 자세히 들여다보려 했고,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에서 제 힘을 발판으로 살아왔다는 게 제 삶의 긍지입니다. 전 성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공부를 많이 한 것도,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니지만 자신만의 힘으로 성공한 삶을 이뤄냈다고 자신하는 그에게 '삶에서, 일에서 성공하는 법'을 들어봤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지식센터에서 열린 '2011 인문학 최고 경영자 과정'에서 네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 시인은 "주변을 대충 흘려 보고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사람의 특징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과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눈과 귀를 닫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해서는 삶에서도, 일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김 시인의 말이다. 김 시인은 주변을 자세히 보는 눈을 기르고, 남의 말을 잘 듣는 귀를 가지려면 한 가지를 끈질기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교직 생활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1970년에 자신이 졸업한 전북 임실군 덕지초등학교의 선생님이 됐다. 처음 교편을 잡았을 때 덕지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700명이었다. 2학년 아이들을 20년 넘게 가르쳤고 전교생이 30명으로 줄어든 때에 교편을 놨다. 그가 2학년 학생을 가르칠 때 빼놓지 않고 한 일이 아이들 스스로 각자 나무 한 그루씩을 정해 1년 내내 관찰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기 내내 아이들에게 그 나무를 봤는지 물었다. 자꾸 묻다보면 아이들이 아침에 한 번씩은 나무를 보게 된다. 그렇게 자주 들여다보면 계절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보게 된다. 나무 한 그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김 시인이 가르치던 경수라는 아이는 '오늘 네 나무는 어떠하더냐'고 묻자 나무 그늘 밑에 할아버지들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었고, 그 옆 들판 너머엔 사람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나무 한 그루를 보면서 저 건너편 세상까지,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운 것이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는 게 얼마나 좋은 교육법인지를 말하려 김 시인은 아이들이 쓴 시를 꺼내 들었다. 윤예은이라는 아이가 쓴 '벚나무'라는 시다. '벚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나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나는 그게 아주 좋습니다'. 또 다른 아이가 쓴 '아침'이라는 시는 이렇다. '거미줄에/ 이슬이/ 동글동글/ 바람에 흔들린다/ 가만히/ 들어보면/ 음악이 들릴까?'. 김 시인은 '쥐'라는 제목의 시를 소개하며 말을 이었다. 서창우라는 아이가 쓴 '쥐'라는 시를 보면 아주 재미있다는 것이다. '쥐는 나쁜 놈이다/ 먹을 것을/ 살짝 살짝/ 다 가져간다/ 그러다가 쥐약 먹고 죽는다.' 쥐의 일생을 몇 단어만으로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써 낸다는 게 참 신기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봤기 때문에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고 이 시에서 보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변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김 시인이 말하는 삶에서, 그리고 일에서 성공하는 법이다. 이제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보자. 일에서, 삶에서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다면 아시아경제지식센터가 마련한 '인문학 최고 경영자 과정'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문의: 02-2200-2280.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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