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20일 오후, 하늘은 흐리고 '흙비'가 내렸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원전사고 여파로 일본 방사능 공포가 자리 잡은 데다 황사가 비를 타고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겹치면서 시민들의 공포심리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유일한 대응책인 '마스크'를 사러 약국과 마트를 찾는 발길은 하루 종일 계속됐다. 서울 도봉구 창2동의 킴스마트를 찾은 이순자(50)씨는 "이번 황사에 일본 원전에서 유출됐을지 모르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비까지 내린다고 해서 외출할 때 쓸 마스크를 사러 나왔다"고 했다. 마스크를 사려고 마트를 찾은 건 이 씨뿐 만이 아니었다. 마트 한 켠에 따로 마련된 황사 방지용ㆍ방사능 방지용 마스크 코너는 유난히 붐볐다. 황사 방지용 마스크는 3000원~1만5000원가량하고, 방사성 물질 방지용 마스크는 싸게는 1만5000원에서 비싸게는 3~4만원이나 하는데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중구 초동의 한 약국을 찾아 마스크를 달라고 하자 약사는 "약국을 찾는 사람 거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먼저 찾는다"며 "황사와 비 소식 때문인지 주말동안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이제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엔 주말인 19일 올해 들어 첫 황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가급적 주말 나들이를 삼가달라고 밝혔다. 일요일인 20일 오전 황사주의보는 해제됐지만 사람들의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외출을 감행한 사람들은 미리 준비한 마스크를 쓰거나 집을 나서자마자 약국과 마트를 먼저 찾았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마트 관계자는 "일본 원전 폭발 이후 마스크 판매량이 전주 대비 300%가량 늘어났다"며 "물량을 계속 확보는 하고 있지만 이러다가는 마스크가 없어서 못 팔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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