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이 카메라 업계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대다수가 일본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니콘, 캐논 등 대표적 카메라 업체들은 11일 지진 발생 후 공장 조업을 중단했으며, 재가동 일정도 현재까지 미정인 상태다. 전세계 DSLR 1위 업체인 캐논은 일본 북부에 위차한 8개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이 중 렌즈를 생산하는 우쓰노미야 지역 공장은 지진에 직접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콘 역시 일본 내 공장 중 4곳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지진 피해가 큰 센다이에 위치한 공장의 피해가 다른 곳보다 컸다. 국내 DSLR 시장에서 캐논, 니콘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소니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내 10개 공장이 문을 닫은 상태로 이 중 6개 공장은 지진이 발생한 동북부에 위치해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현지에서도 상황 파악조차 정확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사정이 좋지 않아 일본쪽과 피해상황이 정확히 공유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단기적으로 국내 유통은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니콘 관계자는 "업체마다 대체로 1분기 정도 버틸 수 있는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보급기의 경우 태국에서 물량을 들여오기 때문에 당장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논측도 "지금 당장 국내 수요를 충당할 물량은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소니 측은 "국내 유통 재고물량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으나 "수급 자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장 조업 정상화 시점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생산과 제품 수급에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현지에서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일본의 전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후쿠시마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파괴되며 전력 생산량이 절반으로 떨어진 데다 한파가 겹쳐 난방 전력 소비가 증가하며 '대정전' 위기가 닥쳤다. 이는 업계에도 그대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진으로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은 공장도 전력 문제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소니 관계자는 "공장 라인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테스트를 해 봐야 하는데, 전력 공급 차질로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콘 관계자는 "피해 규모도 집계가 안 되고 있다"며 "문제가 장기화되면 일본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고급 기종 등은 수급이 어려워진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캐논 역시 일정부분 국내 시장에서도 영향이 있으며 재고 물량이 다 팔린 이후가 문제일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생산이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가격 인상 등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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