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생 김은혜씨가 14일 오후 9시께 인천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를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지난 14일 밤 9시께 우여곡절 끝에 일본 도쿄를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유학생 김은혜(25ㆍ여)씨는 안도감을 느끼기에 앞서 한국인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다. 반일감정을 드러내는 온라인 댓글이 일본인들에게 상처를 주니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김씨는 "일본 야후 홈페이지나 E채널의 경우 현지 우익 계열 사람들이 다소 보수적인 글을 많이 올리는데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이를 적당히 넘기지 못하고 너무 신경을 써서 이번 사태에 대해 '잘됐다', '죄를 지었으니 벌 받는 거 아니냐. 당연한 일'이라는 식으로 댓글을 너무 많이 올린다"면서 "일본을 무조건 매도하는 행태에 일본인들이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김씨는 또 "이런 댓글에 대해선 우리나라 유학생들끼리도 '너무했다'는 얘기를 많이 나눈다"면서 "수천, 수만명이 피해를 입은 마당에 과거사를 들추며 '잘 됐다'고 조롱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위기 때 유용하게 활용한 소셜네트워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얘기도 들려줬다. 김씨는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때부터 3~4일 정도 도쿄 통신망에까지 문제가 생겨 집에 연락을 못 했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스마트폰 facebook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그나마 유학생들끼리 연락이 가능했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씨가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느낀 공포감은 대단했다. 그는 "처음에는 흔히 발생하는 작은 지진인줄 알고 별 신경을 안 썼다"면서 "그런데 거울과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10분 정도 건물이 흔들리면서 선반에 올려둔 물건들이 모두 떨어져버렸다"고 전했다.김씨는 이어 "심지어 방충망까지 다 뜯어졌다. '이제 죽는구나' 싶었다"면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 한참을 떨다가 겨우 책상 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진이 나면 머리부터 보호하라'는 현지 학교 교육 내용이 떠올라 책상 밑으로 대피했다고 일러줬다.현재 도쿄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표 값은 편도만 해도 10만엔 정도까지 올랐고 이나마도 사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구하기가 힘들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그는 "유학생 중에는 비행기표 값이 너무 비싸 구입하지 못해서 현지에 머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적인 일로 약 한 달 전에 표를 구해둔 덕에 그나마 용이하게 일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김효진 기자, 박은희· 이민아 인턴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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