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날았던 곡물관련주, 실적은 제각각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 부각돼 급등했던 종목들의 실적이 기대와 달랐던 것으로 나타나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조비, 영남제분은 지난해 8월2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각각 124%, 190%씩 급등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제곡물가격이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하면서 함께 테마주로 묶여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비와 영남제분은 10일에도 각각 9.13%, 5.74%씩 뛰었다.비료 제조업체 조비는 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비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국제 비료가격 인상은 국내시장에 치중하는 조비의 실적과 관련이 없었고, 지난해 2, 3월에 닥친 이상한파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은 악화됐다.조비 관계자는 "3~6월이 성수기인데 2, 3월 한파로 농민들이 타이밍을 놓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서 "국내 수요는 날씨에 더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비는 지난해 매출액 485억원, 영업이익 73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19%, 99%씩 줄어들었다.영남제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료제조와 제분업을 영위하고 있는 영남제분은 곡물가격 인상이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뛰었다. 하지만 역시 실상은 달랐다. 대부분 수이에 의존하는 원재료 가격은 급등했지만 국내 제품가격에 전가를 할 수 없으니 실적 부진은 당연한 수순이었다.영남제분은 지난해 매출액 895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0%, 48%씩 감소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급등한 원재료 가격이 4분기부터 제품 원가에 영향을 미쳤는데,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제분회사가 제일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이 원재료 가격"이라고 밝혔다.반면 곡물 관련주 중에 실적은 나아졌지만 주가는 뒷걸음질 친 종목도 있었다. 국내 1위 비료업체 남해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1조135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6% 성장했고, 영업이익 237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비결은 수출이었다. 남해화학은 다른 비료업체와 달리 내수와 수출의 매출 비중이 비슷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국내의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었던 셈이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가격 조정이 어려운 국내 비료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은 국제 비료시세와 연동해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전가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남해화학의 주가는 작년 8월 이후 6.71% 하락해 같은 기간 100% 이상 급등한 다른 관련 종목들과 대조를 이뤘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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