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3인방 실적.. 형보다 나은 아우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일진그룹 계열 상장사 3인방이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맏형격인 일진전기는 수익 감소에 울상을 지었고, 일진디스플레이와 일진다이아몬드는 매출과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해 대조를 이뤘다.2009년까지 매출규모도 작고 수익성도 잘해봐야 본전 수준에 불과하던 '미운 오리새끼'가 화려한 백조가 돼 형님 코를 눌러 버렸다.◆일진전기, '체면구긴 형님' = 일진그룹의 모태이자 주력사인 일진전기는 지난해 매출액 1조449억원, 영업이익 429억원, 당기순이익 37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매출액이 2009년보다 19% 증가하며 1967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34%, 51% 감소해 빛이 바랬다.일진그룹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인 전기동(구리) 가격이 2009년 톤당 5150달러에서 지난해 7535달러로 46% 급증해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이런 실적부진 탓에 삼성증권은 지난 17일 일진전기의 목표가를 1만62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한번에 30% 이상 낮췄다. 결국 일진전기는 이날 주가가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일진디스플레이, '화려한 비상' = 일진디스플레이는 동화속 '백조'처럼 화려한 변신을 했다.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가 기록한 경영실적은 매출액 113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 당기순이익 10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37% 증가해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무려 2255% 급증했다. 전년보다 22배 넘게 늘어난 것.지난 2008년까지 100억원 미만의 매출액에 매년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다 2009년에야 겨우 5억원 남짓한 영업이익을 냈던 '미운 오리새끼'가 마침내 지난해 '백조'로 탈바꿈한 셈이다.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LED TV등의 출시로 LED 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주력 제품인 사파이어(SA) 웨이퍼 판매가 급증했고, 스마트폰 확산으로 정전식 터치스크린 패널(TSP) 매출도 늘어 실적이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수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터치패널 수요 증가로 일진디스플레이의 올해 터치패널 매출액은 22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웨이퍼 매출액(1200억원)과 합쳐 올해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일진다이아, '흑자 전환' = 국내 유일의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일진다이아몬드도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일진다이아는 지난해 매출액 824억원, 영업이익 184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2009년에 비해 46%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일진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LED 절단기 등 정밀기계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2009년 실적이 안좋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어 실적개선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증권업계 평가도 호의적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급격한 턴어라운드로 정상화되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글로벌 핵심소재업체로 재평가 받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한 연구원은 "공업용다이아몬드가 과거 건설·구조물 절단 등 저부가 산업에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태양광·LED·반도체 등 고부가제품군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유일, 글로벌 3대 합성다이아몬드 업체의 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호창 기자 hoch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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