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국 대표의 '간판 不買論'

가치투자자, 삼성전자 주식 안 사는 이유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국 최대의 판매자이자 구매자인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비즈니스계의 케빈 베이컨이다. 이는 주식투자자에게도 마찬가지다."가치투자전문 자문사인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17일 삼성전자에 대해 케빈 베이컨의 6 단계 법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화배우의 이름을 딴 이 법칙은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속설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6단계 이내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제조업 뿐 아니라 모든 주식 투자자가 피해갈 수 없다는 얘기다.하지만 가치투자자들은 대한민국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를 사지 않는 것이 특징. 김 대표는 그 이유를 '삼성전자는 시장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데다가 이에 따라 움직이는 관련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비중은 그 이상이므로 삼성전자를 사는 순간 시장과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얻는 대신 시장수익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안게 된다는 것이다.그는 "시장수익률보다는 금리를 넘어서는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가치투자자에게 삼성전자는 의무가 아닌 옵션일 뿐"이라고 말했다.또 삼성전자의 복잡한 사업구조와 각 사업 부문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삼성전자는 사장만 17명에 이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속성과 가치를 평가하는 바텀업 방식은 무리가 있고 거시적 분석이 주가 되는 탑다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가치투자자의 성향과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또한 삼성전자가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D램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됐지만 구조적으로 변동성이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치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더 값이 싼 대안투자처를 찾는 것이 원칙이므로 삼성전자와는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가치투자자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열어보면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보유 중인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김 대표는 "삼성전자는 분명 격렬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라며 "많은 관심이 집중돼 주가가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가치투자의 대상으로는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이초희 기자 cho77lov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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