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0여일 간의 침묵을 깨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 등 각종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이같은 국책사업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 당내에서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는 등 커다란 파장을 낳고 있다. ◆朴 "대통령 책임" 작심 발언, 왜? =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17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정책현안에 대해선 결정 권한을 가진 측에서 책임지고 결정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박 전 대표가 대통령과 부딪히려는 것이 아닌 만큼 확대 해석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는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대통령이)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한 것이 아니냐. 책임도 대통령이 질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해석에 대한 반박이다.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그동안 해야 할 말은 했지만 불필요하게 갈등을 유발시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정치권에서 결정권이 없는 박 전 대표에게 언급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 만큼 이것을 재확인하는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벨트와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지역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을 알리려고 적극적인 설명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전날 "과학벨트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저한테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데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라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최근 개헌론으로 계파간 간극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인 만큼 이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많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론을 설파하면서 개헌 반대파를 '골리앗'에 비유하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에둘러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으뜸 언어상' 수상 소감으로 "정치권에선 상대를 자극하는 독설이 난무한다"며 "비판하더라 도 배려와 절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정치 문화 발전의 시작이고 핵심"이라고 언급한 것이 그 배경이라는 것이다. ◆친이-친박 전면전가나?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당장 계파간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당내 친이(친이명박)계는 반응을 아끼고 있다. 이 특임장관은 박 전 대표가 전날 개헌에 대한 입장에 대해 "당 지도부가 논의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을 놓고 "당인으로서 당의 논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까지 해석했다. 그러나 4.27 재보궐 선거 이후 당내 상황과 내년 총선 및 대선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계파간 전면전은 피할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장 4.27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일정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재보선 이후 전당대회가 열리거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총선 공천이 시작되면 계파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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