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한 새 회장, 파벌 청산이 최우선

신한금융지주의 새 회장에 어제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이 내정됐다. 또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사장은 다음 달 임기가 끝나게 돼 있어 내분 주역 3인방이 모두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5개월에 걸친 신한금융 경영진 싸움은 외형상 끝나게 됐다. 그러나 내분 사태는 임시로 봉합될 것일 뿐 사내 갈등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후보 추대와 지지를 둘러싸고 내분의 주역 3인방과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직원들마저 파가 갈렸다고 한다. 한 내정자 역시 라응찬 전 회장의 지지를 받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선출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이 '친 라응찬'이니 '반 라응찬'이니 하는 것이었다"며 "일단 형과 선배, 부모의 마음으로 다 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파주의가 계속된다면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회장 내정자는 사내 분파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인사를 통해 화합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분 사태에 책임이 있거나 특정 세력에 줄을 대고 있었던 임원들은 더 이상의 욕심을 버리고 깨끗이 물러나는 게 회사나 새 회장을 돕는 길이다.  사외이사들 역시 무거운 책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죽하면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던 서강대 김병주 명예교수는 "지금처럼 사외이사들이 파벌을 형성해 반목하면 차기 회장을 뽑아도 2년쯤 후 또 파벌 다툼이 불거질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겠는가. 내분 사태가 5개월이나 길게 끌었던 데는 사외이사들이 제때 행동하지 못한 책임도 적지 않았다. '파벌 형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외이사들은 모두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새로 사외이사를 뽑을 때에도 '누구의 사람'이란 꼬리표가 붙어서는 안 된다.  한 내정자의 어깨는 무겁다. 이제 내분 사태로 구겨진 신한금융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국내 금융업계 4위로 추락할 위기에 있는 신한금융의 영업을 되살려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의 허점을 보완하고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다른 금융회사가 도입한 최고 경영자의 임기제와 연령 제한 등도 검토해 봄 직하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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