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이용득 맞장토론 재회

이 회장 장관 시절 노사 공조 인연···18일 경총 연찬회 패널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가는 길과 생각은 다르지만 인연이 있을 때마다 두 사람은 동지였고, 동반자였다.하지만 올해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첨예한 이슈를 앞에 두고 손을 잡을지, 등을 돌릴지를 가늠하게 됐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이용득 한국노동자총협회 위원장이 주인공이다.두 사람이 오는 18일 얼굴을 마주한다. 경총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이 회장과 이 위원장의 맞장 토론을 마련했다. 노와 사를 대변하는 양대 조직의 수장에 오른 후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은 처음이다.이번 토론은 16일부터 3일간 열리는 '제34회 경총 최고 경영자 연찬회'의 마지막 순서로 짜여진 '빅 이벤트'다. 노사최고위 집중토론이라는 행사 제목에, 주제도 '2011년 노사관계를 전망한다'로 정했다. 김대환 인하대학교 교수가 사회자로 나서며 패널은 두 사람 뿐이다. 서로의 입장을 솔직히 털어놔 보자는 취지다.두 사람의 인연은 이 회장이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지난 2004~2006년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와 노조의 대표자로 만난 둘은 원만한 관계를 이뤄내며 정책 공조를 했다. 장관 부임후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했던 이 회장은 이 이원장을 직접 찾아가 기업정책 추진에 있어 노조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손을 내밀었고, 이 위원장도 투쟁 일변도의 구시대적 노사관계는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 없다며 이 회장과 함께 해외 글로벌 기업 CEO들을 만나며 한국의 노사문화의 선진화를 강조했다.당시 정부와 처음으로 나선 해외투자설명회에서 "이제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은 끝났다. 나는 은행 총파업에 앞장서고 두 번이나 투옥된 사람이지만, 노사문제로 한국투자를 꺼리는 사람에게 걱정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총대를 매겠다"는 이 위원장의 말은 숱한 화제를 남기기도 했다.경총과도 노사발전재단, 노사공동재취업센터 등을 창립하면서 상생문화를 도입하는데 일조했다. 이 회장이나 이 위원장 모두 사측과 노측 강경파들부터 비난을 받았으나 대화를 통한 합의가 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이라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덕분에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노사관계는 늘 대화의 문을 열 수 있었다.하지만 현재 상황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노사정 위원회에서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문제 모두 노사가 만족하지 못한 채 매듭지워졌다. 덕분에 경총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탈퇴 및 7개월간 회장 자리가 공석으로 유지됐고, 한국노총도 갈수록 위축되는 노조 역할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지난해 9월 회장 선임을 수락한 이 회장은 현대차그룹 회원사를 경총에 복귀시키며 조직 위상을 회복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위원장은 당선공약으로 노동법 전면 재개정과 정책연대 파기를 내세우며 기세를 드높이고 있다.따라서 노사정책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이날 맞장 토론이 주장만 내세우는 강경 일변도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가능성을 찾는 자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경총 관계자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토론에서도 좋은 의견이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이) 자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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