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부진···재무실장 운용사 '출두'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9~11일. 서울 시내 일부 자산운용사 고위 간부들은 포스코에서 온 손님을 맞았다.이영훈 포스코 재무실장(상무)이었다. 공식 일정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인데다가 국내 시가총액 2위인 포스코의 최고 재무 책임자가 직접 찾아왔으니 그의 방문은 증시를 통해 외부에 주목을 끄는 소문으로 돌았다.이 실장은 이번 방문에서 운용사 고위 간부들이 우려를 나타내는 실적 둔화와 인수ㆍ합병(M&A) 이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포스코의 기업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졌으나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좋은 실적임을 강조하는 등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차원의 방문이었다는 게 운용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날 방문은 사실상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증시는 활황을 타고 있으나 포스코 주가는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1년간 주가 증감률을 살펴보면 포스코의 주가는 11.28% 떨어졌다. 반면 현대제철은 56.63%나 뛰어 올랐고, 규모가 작은 동국제강은 65.54%나 급등했다.이 점 때문에 정 회장이 진노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실적도 좋았고, 2010년초 정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워렌버핏과 만났을 때도 그의 손지갑을 건네받을 만큼 주주들의 믿음도 컸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인수하고, 인도네시아에 첫 고로도 착공하는 등 성장성에 점수를 얻을 성과도 많이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는 떨어졌다.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에 따른 시장 지배력 약화와 원료가격 상승, 대규모 투자로 인한 수익성 하락 이슈가 더 부각되면서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재무팀에서 시장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정 회장이 직접 나서 주가에 신경을 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전략적 제휴 관계인 신일본제철이 한 때 일본 증시에서 최고 기업에 올랐으나 최근 들어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철강기업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포스코에게는 대단히 민감한 이슈다. 기업 가치의 하락은 곧 기업 사세의 하락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일철이 지난 3일 스미토모금속과 합병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대세를 바꿔보려는 시도중 하나다.정 회장은 취임후 그동안 포스코의 절대적인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신일철 대신 '철강업계의 토요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이러한 포스코의 변신이 외부에서도 확연히 드러날 때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도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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