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철-스미토모 합병, 日산업 통폐합 신호탄?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3일 일본의 대형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신일철)과 스미토모금속공업이 합병 계획 발표하면서 일본 산업의 통폐합이 속도를 낼지 관심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낙관론자들은 신일철과 스미토모의 합병이 일본 산업 통폐합의 신호탄으로 작용하며 가속시킬 것으로 보았다. 이는 일본 철강업계로는 10년래 처음 있는 대형 합병으로 양사는 내년 10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일철과 스미토모는 지난 2002년부터 제휴를 시작, 통합의 기반을 다져왔다. 도모노 히로시 스미토모 사장은 “(제휴 기간동안) 각자 신뢰를 쌓았고 사업 진행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다. 투자업체 CLSA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너무 많은 기업들이 위축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싸우면서 매우 적은 마진을 얻거나 손실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종사자들과 주식 애널리스트, 외국인 투자자들도 너무 많은 기업들이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불평해왔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도요타, 닛산, 혼다를 포함해 8개에 달하며, 평면TV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히타치, 미쓰비시전자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개 상장 제조업체 가운데 단 1개 업체만이 지난 10년 동안 평균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 위축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해당 사업을 지속하면서 시장을 포화상태로 이끌어 다른 선도업체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FT는 "한국 산업계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공격적인 통폐합을 진행한 덕분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일본 라이벌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의 후지타 켄지 M&A부문 대표는 “만약 일본 산업계에 단 몇 개의 강력한 기업만이 존재한다면, 선도업체는 내수시장에서의 수익성을 늘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해외사업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이와 관련해 일부 제조업체 경영진들은 대중에게 그들의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해 마진이 낮더라도 주요 상품 생산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기초소재와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TV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잊혀지는 실정이다.사실 일본에서는 업체 간 과잉 경쟁 문제로 일부 산업에서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휴대폰 제조업 부문에서는 2007년 9개 업체가 경쟁했으나 그 후 미쓰비시가 사업을 정리했고, 교세라가 산요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했다. NEC와 카시오, 히타치는 합작 벤처사를 설립했고, 후지타와 도시바도 합작사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소니는 일본과 미국, 멕시코의 TV생산 공장을 매각하거나 문 닫았으며 대만 홍하이 등의 해외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산업계의 구조조정 속도가 매우 더딜 것으로 보았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울리케 샤데 교수는 "IBM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데 10년이 걸렸다"면서 "일본 기업들은 변하고는 있지만 (구조조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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