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우선' 亞 통화강세 지속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인플레이션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 신흥국들이 자국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통화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과 통화강세 용인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달러 대비 대만달러 환율은 장중 28.9대만달러까지 떨어지며 199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링깃 환율 역시 장중 13년래 최저 수준인 3.0330링깃까지 하락했다. 다시말해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대만달러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1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장초반 1102.5원까지 빠지며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지난 4일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결정한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통화강세를 이용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신흥국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데다 글로벌 식품 및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은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높은 금리 혜택을 누리려는 해외자금이 유입되면서 자국 통화 강세를 이끌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일 저녁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인 1년만기 대출금리와 1년만기 예금금리를 각각 0.25% 인상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브라이언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강세는 올 한해동안 중국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한부분일 것”이라며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란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도 지난달 깜짝 인상에 이어 금리를 추가인상하고 원화가 강세를 나타날 것이란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로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상한선(4%)을 넘어선데다 중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게됐기 때문.국제사회가 원화절상 압박을 본격화할 신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화강세를 용인하도록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재무부는 환율정책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 원화가 5~20% 평가절하됐다고 지적했다. 피오나 레이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각국 금융당국의 마지막 무기는 통화강세”라면서 “인도네시아와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인플레 억제를 돕기 위해 통화강세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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