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밤' 구봉서 '긍지를 가져라'…후배들에게 훈훈한 덕담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원로 개그맨 구봉서가 코미디언 후배들을 격려하고 나서 화제다.구봉서는 3일 오후 방송된 MBC ‘추억이 빛나는 밤에’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출연, 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녹화 현장 방문은 비밀리에 이뤄졌다. 갑작스런 출연에 이홍렬, 최병서, 이성미, 이경실 등 후배 코미디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내 모두 기립해 구봉서를 반겼다. 이홍렬은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구봉서는 후배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풍경을 자아냈다. “사는데 지장은 없다. 추운 날씨에 무릎이 조금 아플 뿐이다”라고 몸 상태를 밝히기도 했다. 1926년 11월 5일 생. 어느덧 85세가 된 그는 국내 텔레비전 코미디의 서막을 연 주인공이다. 1945년 악사로 데뷔한 뒤로 다양한 코미디를 선보이며 코미디계의 기틀을 세웠다. 구봉서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후배들과 추억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했다. 그는 이홍렬에 대해 “좋은 후배”라며 “매사 진지했다. 뭐든 애를 쓰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밝혔다. 특유 농담도 잊지 않았다. 이홍렬에게 “자네 아들은 자네보다 크지?”라고 말해 출연진을 일순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계신 줄 모르고 아까 성대모사를 했다.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최병서에게 “앉아. 앉아”라고 재촉,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살려내기도 했다.구봉서는 한참 후배인 윤정수에게도 특유 농담을 던졌다. “요즘 잘 보이지가 않아”라며 “종아리는 잘 있지?”라고 말했다. 한때 굵은 종아리로 화제를 모은 윤정수는 이내 바지를 걷어 올리며 “선생님, 실컷 보십시오”라고 화답했다.농담이 오고가는 분위기. 하지만 이경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그는 “첫 결혼 때 주례를 서주셨는데 주옥같은 말씀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늘 선생님을 볼 때마다 죄인이 되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구봉서는 “지금 잘 살면 된 거야”라며 후배를 다독였다. 한편 방송 뒤 출연진 모두는 구봉서에게 큰절을 올리며 예를 갖췄다. 구봉서는 “기성세대도 이해할 수 있는 개그를 해 달라. 내가 모자라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이라며 “늘 긍지를 가지고 살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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