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김남현 기자, 박연미 기자, 이지은 기자, 채지용 기자, 김유리 기자]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은 대외 변수에 따라 경제 상황이 급변하는 우리나라에 던지는 의미가 자못 크다. 특히 엔화 환율 추이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그 외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채권투자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데다, 글로벌 펀드들이 일본에서 자금을 빼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 또 우리나라가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펀드들이 일본에서 자금을 빼낸다 해도 우리나라가 신흥시장에 편입되어 있어 일본 이탈 자금 가운데 극히 일부만 국내로 유입될 것이란 해석이다. 수출 전선에도 이상기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사태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을 한데 모았다.<strong>◆정부ㆍ한은 "재정ㆍ금융 안정이 중요"</strong>=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고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거시 경제의 안정"이라면서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은 결국 국가채무, 즉 재정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우리는 상대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좋지만, 저출산ㆍ고령화 등 위험 요인이 있는 만큼 연금제도나 복지지출 등 재정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장병철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일본경제의 회복기조에 문제를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일본의 금융부문에 추가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우리에게도 영향이 크겠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trong>◆외환ㆍ채권시장 </strong>=원화 환율에 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부채 순환고리를 형성하면서 재정악화 위기가 주변국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큰 유로존 국가들과 달리 일본은 부채의 95%를 내국인이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민간 금융자산이 많아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엔원 숏크로스(엔화 팔고 원화 사는)거래가 발생하면서 원화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산업은행 외환딜러도 "이번 일본 신용등급 강등은 글로벌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붓는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팽배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는 유동자금이 선진국이 아닌 한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으로 유입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환율하락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일본 사태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strong>◆증시영향 '미미' </strong>= 국내 증시나 펀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지난 4차례 신용등급 조정 경험을 비춰볼 때 당장 엔 약세, 원엔 환율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미국 경기상승이 지속되고 2차 양적완화(QE2)가 예정대로 종료된다면 6~7월경에는 엔달러 환율 변동성이 조금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엔화약세가 두드러져 엔캐리 투자를 활성화시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또다른 유동성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부터 캐리자금 이동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펀드시장이 미치는 영향과 관련,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일본은 우리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펀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수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일본은 물론, 주변국 펀드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trong>◆업계 "수출 영향 크지 않을 것"</strong> = 국내 반도체, 조선, 자동차 수출업종도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일본 업체들의 해외 마케팅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출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과 유럽에서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이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어서 엔화 약세는 마케팅 확대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LG전자 관계자는 "어느날 갑자기 일본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 아니고 기존의 제반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전자 제품의 브랜드 가치가 일부 올라가는 효과가 제한적으로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일 기자 jaylee@김남현 기자 nhkim@박연미 기자 change@이지은 기자 leezn@채지용 기자 jiyongchae@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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