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중경 장관, 업무로 되 갚으라

인사청문회에서 진통을 겪었던 정병국, 최중경 내정자가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지식경제부 장관에 각각 취임했다. 특히 최 장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야당이 반대해 보고서 채택도 되지 않은 채, 상처투성이 상태로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았다. 최 장관은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의욕을 보였다. 또 그는 "물가 때문에 바로 전기 값 인상이 어렵다"거나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라는 등의 일성을 터뜨려 '준비된' 장관의 모습을 보여 줬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제기된 최 장관의 투기의혹 등이 그의 의욕과 정책 수행에 좌절감을 안겨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쪽방촌 건물의 지분 매입 문제로 낙마한 이재훈 전 차관에 못지않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최 장관에게서 아직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국민들에게 투영된 그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어떻게 씻어 내고 신뢰를 되찾을 것인가가 과제다. 당장 민주당은 "국민 70%가 반대하고 야4당과 시민단체,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부적격자로 생각하는 최 내정자를 임명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기정치"라면서 "최 장관의 자질과 도덕성을 계속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에게는 지금까지 '최틀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달려 있다. 국장시절 환율 하락을 막겠다고 나서 외화보유액을 축내는 등 앞뒤 안 가리는 행동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의 강력한 추진력이 또다시 '독불장군식'의 일방 통행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협력, 국민의 신뢰와 부처 내의 공감대가 함께해야 정책을 무리 없이 펼 수 있음을 최장관은 알아야 한다. 또 야당도 이제 신임 장관의 발목만 잡지 말고 일할 수 있게 밀어 줘야 한다. 지식경제부에는 해외자원 확보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감사원장 후보자가 중도 하차하고 논란 속에서 장관들이 임명된 것을 계기로 청문회 통과를 위한 가이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으나 누구는 장관이 되고 누구는 낙마하는 것이 그때 그때 상황이나 대통령의 의지로 결정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사전 검증을 강화해 '저런 사람도 장관후보자라니~'라는 국민의 조롱과 불신을 초래하는 일은 다시 없도록 해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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