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2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신년하례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대만 D램 업체의 현 위기상황에 대해 말하는 건 실례"라면서도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국내업체(삼성전자·하이닉스)와 후발업체(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이노테라 등 대만업체) 간의 격차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후발업체들의 떨어지는 기술력과 현금원가 이하 수준의 D램 가격 등 요인으로 국내업체와의 간격은 좁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올해 하이닉스의 위협요인은 환율과 거시경제 환경 등 외부요인에 달렸다고 잘라 말했다.권오철 사장은 지난 27일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엘피다와 인수합병(M&A)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만 D램 업체들의 현 상황에 대해 "현재 D램 가격은 한국업체말고는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라며 "대만업체들의 주력공정인 60나노급이면 현금원가 이하다. 공장을 돌릴수록 현금이 지출되는 나쁜 어려운 구도"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이어 "이러한 상황이 오래 간다면 한국업체처럼 첨단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힘들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반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라면서 구체적으로 경쟁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렸다. 권 사장만의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하지만 권 사장은 후발업체들은 따라올 수 없는 하이닉스만의 경쟁력에 대해 거듭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해외업체들에 비해 1년 가까이 시설 업그레이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또 "40나노급(미세공정)을 양산하는 업체는 국내 2개 업체고 30나노급 양산계획도 한국업체밖에 없다"면서 "대만 D램 업체들은 60~70나노급 시설을 갖추고 있고 이노테라만 50나노급 능력이 있다. 엘피다(D램 업계 3위)도 40나노급을 의미 있게 양산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어 "해외업체들은 어려움이 클 것이다. 엘피다가 합종연횡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깃발 아래로 M&A가 되더라도 노후화된 시설을 최신시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엘피다의 합병 추진은 큰 변수가 못된다"고 재차 강조했다.권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기술력과 제품력, 원가경쟁력 등 3가지 부문에서 질적으로 한층 성장한 한해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나노급 D램 양산을 1분기에 시작하려 하고 올 하반기 20나노급 D램을 개발해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면서 "낸드플래시도 26나노 양산 비중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20나노급 제품을 개발해 선두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고수익제품인 논(non) PC용 D램 제품 비중이 작년에 50%였는데 이를 올해 70%가 넘도록 하겠다"면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력, 원가경쟁력 등 3가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아울러 권 사장은 D램 주력제품 가격이 작년 5월 2.72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불과 8개월여 만에 0.88달러를 기록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깊은 불황이 아니라 2분기부터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구도로 갈 것"이라며 "스마트 기기 등의 탄생으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D램도 길게 보면 우상향하면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싶다"면서 "하이닉스의 꿈은 어떠한 불황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추는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한편 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매출 12조990억원으로 전년(7조9060억원)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영업익은 3조2730억원으로 전년(1920억원)보다 17배 가까이 늘었다. 순이익도 2조6560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하이닉스는 작년 매출, 영업익, 순익 모두 연간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김진우 기자 bongo7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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