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왕의 귀환'을 외치며 51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 조광래호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1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한국은 1-2로 뒤지던 연장종료 직전 황재원이 기적같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승부차기에서 세명의 키커가 잇따라 실축헸다.이로써 한국은 1960년 우승 이후 51년만의 정상탈환은 물론 1988년 카타르대회 준우승 이후 23년만의 결승 진출도 좌절됐다. 한국은 그러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은 40승 22무 12패, 아시안컵 본선 상대전적에서 1승2무로 우위를 보였다.한국은 오는 28일 자정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3위 결정전을 갖는다. 일본은 하루 뒤인 29일 자정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허리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자주 만들어냈다. 그러나 한국이 좋은 골기회를 번번이 놓친 반면 일본은 이 기회들을 골로 착실히 연결시켰다는 점이 차이였다. 일본은 측면과 미드필드를 부지런히 공략하며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잇딴 혈전으로 체력이 떨어진 듯한 한국은 일본 공격에 번번이 뚫렸고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았다.전반 16분 왼쪽 측면을 타고 올라온 엔도 야스히토가 나가토모 유토에 빠른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나가토모는 이를 날카롭고 강한 크로스로 올렸다. 오카자키 신지가 헤딩으로 방향을 꺾어 골대를 향했지만 GK정성룡의 선방으로 골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전반 23분 박지성이 페널티박스 내에서 패스를 이어받는 과정에서 콘노 야스유키의 파울을 유도했고 심판은 지체없이 휘슬을 불었다. 키커로 나온 기성용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본의 반격은 매서웠다. 전반 25분 혼다 게이스케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정성룡 정면으로 향해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전반 36분 끝내 아쉬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마에다 료이치는 나가토모가 왼쪽 측면을 빠르게 올라온 뒤 찔러준 패스를 몸을 뒤로 젖힌 채 오른발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후반들어선 한국이 결정적인 골기회를 자주 만들어냈다.후반 8분 기성용이 감아차 올린 프리킥이 골키퍼 정면으로 가 아쉬움을 자아냈고 15분엔 지동원이 왼쪽을 돌파한 후 내준 패스를 구자철이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옆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26분엔 이용래가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찬 프리킥이 아슬아슬하게 오른쪽 골대를 빗나가 아쉬움을 더했다.전후반 9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전 전반서 희비가 엇갈렸다. 연장전반 7분 황재원이 오카자키와 페널티박스 라인 근처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페널티킥 휘슬을 불었다.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이 강하게 어필했지만 소용없었다. 키커로 나선 혼다의 페널티킥을 GK정성룡이 눈부신 선방으로 막아냈지만 정성룡이 놓친 볼을 호소가이가 달려들며 강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패배를 눈앞에 둔 연장후반 종료 직전 황재원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오자 지체없이 왼발슛을 터뜨려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기적같은 동점골로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구자철과 이용래, 홍정호가 연달아 실축하며 고개를 떨궜다. 한편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내비친 '캡틴' 박지성은 이날 한일전 출전으로 FIFA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했다. 한국선수로서는 차범근(121경기), 홍명보(135경기), 황선홍(103경기), 유상철(122경기), 김태영(105경기), 이운재(132경기), 이영표(124경기)에 이어 8번째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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