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아담스미스의 자유시장경제를 설명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론이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케 하는 그 어떤 기능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국내 식음료, 유통업계에 또 다른 의미의 '보이지 않는 손'이 등장했다.국제 원ㆍ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아우성치던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 뒤 정황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식음료 및 유통업계의 가격인상은 봇물처럼 쏟아졌다. 설탕을 시작으로 음료, 커피, 두부, 씨리얼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품들의 가격이 잇따라 올랐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 대상은 두부를, 동서식품은 커피 값을 인상된 지 1개월도 안돼 내렸다. 또 베지밀을 생산하는 정식품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두유가격 인상을 보류했다. 그런데 이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정부의 보이지 않는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식음료업체 간부들을 소집해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모아 놓고 물가기관이라며 공공연히 물가잡기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는 후문이다.물가는 서민생활과 직결된 것으로 민생 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안이다. 따라서 어떤 정부도 물가잡기에 힘을 쏟지 않은적이 없다. 문제는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업체들 팔을 비틀어 억지로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엄연히 시장경제라 논리가 존재하고, 정부는 이 시장경제 안에서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장 정부 눈치를 보면 물가인상을 철회한 업체들이 언젠가는 이보다 몇 배나 많은 이윤을 가격 인상을 통해 챙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정부가 대증적, 즉흥적 물가정책을 버리고 보다 근본적인 물가 안정화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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